“돈 없으면 결혼 말라” 日총리 또 실언

  • 입력 2009년 8월 24일 14시 07분


아소 다로 일본총리. ⓒ로이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소 다로 일본총리. ⓒ로이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돈 없으면 결혼 안 하는 게 좋다"

30일 총선을 앞둔 일본에서 정권교체가 유력한 가운데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가 또 다시 실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아소 총리는 23일 도쿄에서 열린 학생과의 대화 모임에서 "젊은이들이 결혼자금 부족으로 결혼까지 이르지 못해 '소자녀화'(아이를 적게 낳아 인구가 부족해지는 현상)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돈이 없으면 결혼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아소 총리는 이어 "함부로 그런 것(결혼)은 하지 않는 편이 좋다"면서 "나는 돈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결혼은 늦게 했다"고 동문서답을 했다. 그는 또 "돈도 전혀 못 벌면서 존경을 받을만한 대상이 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이 논란을 빚자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관방장관은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총리의) 표현은 직선적이었지만 청년들의 취업 대책이 절실하다는 생각에서 나온 말이 아니겠나"라고 해명했다.

아소 총리의 실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 국가의 지도자답지 못한 총리의 잇따른 실언과 기행 때문에 자민당 지지율이 더 떨어진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그는 지난달에도 "일하는 것 말고는 재능이 없다"며 노인을 폄하하는 발언을 해 가뜩이나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는 자민당의 선거 전략에 지장을 초래했다.

5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저출산 문제에 대한 견해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나는 43세에 결혼해서 아이들을 둘 낳았으므로, 최소한의 의무를 다했다"고 답변해 불임부부들을 분노케 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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