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험 개혁 지금 못하면 못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6월 13일 02시 59분



오바마 “보험료 낮추고 사각지대 없앨 것” 개혁 칼 빼들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개혁 의제 중 최고 난제(難題)로 꼽혀온 건강보험 시스템 대수술에 나섰다. 협동조합 형태의 공공보험을 만들어 건강보험 사각지대를 없애며, 공공보험과 사(私)보험을 경쟁시켜 보험료를 낮춘다는 구상이다. 그는 올 10월 중순을 새로운 시스템이 출범하는 시간표로 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1일 위스콘신 주 그린베이타운홀에서 미팅 형식으로 국민과의 대화를 갖고 “매일 수많은 미국 국민이 (몸이 아플 때 이 병이) 나을 수 있을지 걱정하는 게 아니라 치료 받을 돈이 있는지 걱정하고 있다”며 “건강보험 개혁이 더는 선택사항이 아니며, 현상 유지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판자들에게 ‘대안이 뭐냐’고 묻고 싶다. (비판만 하고 현상유지를 한다면) 집이나 식료품보다 건강보험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하는 모든 가족들에게, (건강보험 비용 때문에) 근로자를 내보내거나 공장 문을 닫아야 하는 경영자들에게 무슨 말을 해줄 수 있느냐”고 되물으며 “지금 개혁하지 못하면 나중에도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농촌 협동조합 형태의 다양한 공공보험 창출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공영·민영 보험이 경쟁하는 거래 시장을 만들어 보험료를 낮춘다는 것이다. 그는 “건강보험에 관한 한 자유시장 시스템이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는 빈틈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의 협조와 예방진료 시스템, 의료데이터 전산화로 의료비 자체를 절감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면서 “반대자들과의 활발한 토론과 논쟁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다수당인 민주당은 10월 중순 이전 법안통과를 목표로 논의에 들어갔다. 하지만 공화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일부 의원들조차 재정적자를 누증시키고 민영보험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형 보험업체들과 일부 의사단체들은 개혁 저지를 위해 막대한 로비자금을 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5일 미국의사연합회를 방문해 직접 의사들을 설득할 계획이다. 미국은 인구의 15%인 4500만 명이 건강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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