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코틀랜드의 ‘못생긴 노처녀’에서 하루아침에 벼락스타로 떠오른 수전 보일 씨(48)가 극도의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달 31일 런던 시내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보일 씨는 전날 영국 리얼리티 TV쇼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 결승전이 끝난 직후부터 두통을 호소해 입원했으며, 이틀째 신경안정 치료를 받고 있다고 AP통신이 1일 전했다. 영국의 일간지 더 선은 “그녀가 세간의 과도한 관심에 지친 나머지 ‘감정적인 실신’을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보일 씨의 ‘이상 증후’는 결승전 이전부터 곳곳에서 감지됐다. 지난달 27일 자신이 묵고 있는 호텔 로비에서 과도한 취재 경쟁으로 몸싸움까지 벌어지자 당황한 그녀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취재기자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욕설을 했다는 엉뚱한 소문이 퍼지면서 누리꾼들의 과도한 공격이 이어지자 그녀는 마음속에 큰 상처를 입었다. 보일 씨는 파파라치들의 지나친 추적 취재에 한때 결승전 포기까지 고려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만류로 결국 마음을 돌렸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그녀가 입원한 프라이어리 병원의 담당의사 크리스 톰슨 씨는 “보일 씨가 출생 시 산소 부족으로 학습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제작자는 그녀가 무대 위에서 받았을 심리적인 쇼크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리얼리티 쇼의 제작자는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또 “리얼 프로그램과 언론에 노출되면 일반인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데, 그들의 긴장감을 역으로 이용한 것은 제작진의 도덕 불감증”이라고 지적했다.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참가자에게 가학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도 큰 상처를 남긴다.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자신에 대한 혹평을 듣고 실망한 폴라 굿스피드 씨는 결국 음독자살했다.
자기 판단력이 부족한 아동을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는 것에 대한 찬반 논란도 분분하다. 뉴멕시코 주 사막 한가운데서 8∼12세의 철부지 아이 40명을 격리시켜 어른의 도움 없이 생활하도록 해놓고 이를 촬영한 ‘키즈 네이션’은 방송사가 ‘어떤 일이 생겨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계약을 부모와 맺어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아이가 요리를 하다 화상을 입어도 이를 방치한 채 촬영을 강행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독일에서 3일부터 방송될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미성년자인 청소년들이 남의 아기를 한 달간 ‘빌려’ 키우는 내용으로 알려지자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나서서 방송 자제를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