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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5월 22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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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출신 스타 정치인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사진)가 재정적자라는 강력한 복병을 만나 최대의 정치적 시련을 겪고 있다. 6년 전 캘리포니아 주의 고장난 재정기능을 뜯어고칠 적임자로 평가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이제 자신이 물려받은 때보다 더 악화된 재정상황 때문에 고민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캘리포니아 재정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실업률은 두 자릿수로 뛰어올랐다. 개인소득도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19일에는 2130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재정적자를 부분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세금 인상을 포함한 6건의 균형예산 제안을 주민투표에 부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이 중 5건이 65% 이상의 반대로 부결됐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20일 “더는 도움을 청하지 말라는 게 주민들 뜻”이라며 정치적 패배를 솔직하게 인정했다.
성공적으로 주지사직을 마무리 지은 뒤 백악관 입성을 노리던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클레어몬트매케나대의 잭 피트니 교수(정치학)는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주 정부를 개혁하려 했으나 완전히 몰락하는 상황만 피해도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주지사의 제안을 거부한 주민들도 머지않아 재정적자 위기를 몸으로 실감하게 될 것이라고 AP통신은 전망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주민투표 전부터 지방정부 예산 20억 달러 삭감을 비롯해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의료혜택 중단, 학기 1주일 단축, 공무원 5000명 해고를 공언해왔다. AP는 주 정부가 지방정부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 경찰과 소방관 활동이 줄고 도서관 운영시간이 단축되며 쓰레기가 쌓인 공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