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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4월 18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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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씨티그룹이 올해 1분기(1∼3월)에 16억 달러의 배당 전 순이익을 올려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흑자로, 당초 예상했던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것이다.
17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정부 긴급자금으로 연명해 온 미국의 거대은행들이 잇따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씨티그룹의 1분기 실적 개선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씨티그룹의 흑자전환은 투자은행부문의 실적개선에 힘입은 바가 크다. 지난해 1분기 63억 달러의 손실을 낸 투자은행부문은 올해 28억 달러의 순이익으로 돌아섰다. 반면 소비자금융부문은 올해 1분기에 12억 달러의 순손실을 냈고, 신용카드부문은 작년 동기 대비 66% 하락한 4억1700만 달러의 순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미국 월가에서는 씨티그룹의 실적 호전을 비관적인 은행산업 현황이 개선되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로 웰스파고와 골드만삭스가 1분기에 각각 30억 달러와 16억6000만 달러 흑자발표를 한 데 이어 JP모간체이스도 21억 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미국 은행들이 흑자로 돌아선 데는 미국 정부의 초저금리 정책의 효과가 컸다. 얼어붙은 금융시장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풀리면서 정상적 금융거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 일부 라이벌 은행이 파산하면서 살아남은 은행들이 입은 반사이익 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일부 금융전문가들은 씨티그룹의 실적 개선이 반짝 회복에 그칠 수 있다며 경계하고 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고용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일반 소비자 대출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