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美외교전선에 변화의 시그널들

  • 입력 2009년 3월 9일 02시 57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일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에 있는 경찰학교 졸업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25년 만에 최고치인 8.1%에 이르는 실업률을 언급하면서 “경기부양 법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법안이 시행되지 않으면 실직하게 되는 오하이오 경찰학교 졸업생에게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콜럼버스=블룸버그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일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에 있는 경찰학교 졸업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25년 만에 최고치인 8.1%에 이르는 실업률을 언급하면서 “경기부양 법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법안이 시행되지 않으면 실직하게 되는 오하이오 경찰학교 졸업생에게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콜럼버스=블룸버그 연합뉴스
“탈레반 온건파에 화해의 문 열수도”

오바마 “강온분리 정책 효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온건파에 화해의 문을 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6일자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최근 2년간 이라크에서 유혈 폭력사태를 눈에 띄게 진정시킬 수 있었던 것은 미군 증강과 함께 수니파 저항세력을 알 카에다의 강경분파로부터 분리한 정책이 효과를 거뒀기 때문”이라며 “아프가니스탄도 그와 비슷한 기회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프간은 정부의 통치력이 미치지 않는 지역이 많고 역사적으로 부족 간 치열한 투쟁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상황이 더 복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도 “탈레반이 무기를 내려놓으면 탈레반과 아프가니스탄 정부 간 정치적 합의를 미국이 수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리아와 논의 못할 문제 더 없다”

美특사 4년 만에 파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특사가 시리아를 방문했다. 제프리 펠트먼 국무부 중동담당 차관보 대행 등 대표단은 7일 다마스쿠스에서 왈리드 무알렘 시리아 외교장관과 회담 후 “많은 이해관계를 공유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며 “시리아는 중요하고 건설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으며 서로 논의 못할 터부는 없다”고 말했다.

미 언론들은 4년여 만에 이뤄진 고위관리의 방문은 새로운 중동 접근법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2005년 2월 레바논 총리 암살사건 배후국으로 시리아가 지목되자 대사를 소환했다.

터키를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시리아와 이스라엘의 관계 개선을 적극 추진할 의향을 밝혔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 달에 터키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문이 성사되면 “취임 후 100일 내에 이슬람 국가를 방문하겠다”는 대선 당시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美-러 관계 리셋… 새로운 출발 할것”

클린턴, 러 외교장관과 회담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한 뒤 “미국은 러시아와의 관계에 리셋(reset·재설정) 버튼을 누르고 새로운 출발(fresh start)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공영라디오방송(NPR) 인터뷰에서도 “러시아와 함께 논의해야 할 중요한 영역이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리셋’이라는 뜻의 러시아어가 적힌 붉은색 버튼이 달린 작은 상자를 선물했다. 그런데 해당 러시아어는 ‘perezagruzka’인데 ‘peregruzka’라고 잘못 적혀 있었다. 이는 ‘과부하’ ‘충전과다’란 뜻.

이에 대해 양국 장관은 “양국 관계를 리셋 하느라 일의 ‘과부하’를 감내하고 있다”며 재치 있게 받아넘겼다. 그러나 러시아 언론들은 “양국 장관들이 엉뚱한 버튼을 눌렀다”고 비꼬았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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