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Cs’ 깨지나…경기침체로 경제 잠재력 달라져 의미 상실

  • 입력 2009년 3월 2일 03시 00분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서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경제를 하나로 묶는 브릭스(BRICs)라는 용어는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투자자문회사 로드아벳의 밀턴 에즈라티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27일 경제 전문 뉴스 사이트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브릭스라는 용어는 이제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브릭스는 2001년 골드만삭스 짐 오닐 수석연구원이 이들 4개국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경제적 잠재력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낸 말이다. 하지만 현재 이들 국가 모두가 경기 침체를 맞고 있는 데다 경제 상황도 제각각 다르다는 것이 에즈라티 연구원의 설명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를 기준으로 지난해 러시아 증시는 74% 폭락했고, 인도 65%, 브라질 58%, 중국 52% 떨어졌다.

특히 러시아는 주식 폭락에다 루블화 가치 하락, 경제성장 둔화, 잘못된 경제정책 등이 겹쳐 4개국 가운데 상황이 가장 나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에즈라티 연구원은 “러시아 정부는 광범위하고 잠재력 있는 산업·자원 강국을 단순한 석유·가스 수출국으로 변모시켰다”고 혹평했다.

반면 브라질은 농산물, 공산품, 광물 등 수출품이 다양해 러시아보다 사정이 훨씬 나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경제성장이 둔화되겠지만 다른 개발도상국들에 비해서는 빠른 속도로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에즈라티 연구원은 전망했다.

인도에 대해서는 “올해 초 대표적 정보기술(IT) 기업인 사티암 컴퓨터 서비스의 대형 회계부정 사건이 터지면서 경제위기가 가중되고 있다”며 기업의 도덕성 문제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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