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자동차업계 새 해결사는 론 블룸

  • 입력 2009년 2월 18일 02시 58분


구조조정TF팀 핵심역 예상… 20년간 50건 파산업무 처리

파산 위기에 직면한 미국 자동차 업계를 회생시킬 해결사로 떠오른 구조조정 전문가 론 블룸 전 전미철강노조(USW) 고문(53·사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는 미 정부가 만드는 자동차 구조조정 태스크포스(TF) 팀의 핵심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17일 “블룸 씨는 회사와 노조 양측에서 모두 신뢰받는 협상가이자 양쪽이 처한 상황을 잘 이해하는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그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투자은행 라자드의 부사장 등을 지내면서 월가(街) 금융기관의 인수합병(M&A) 및 구조조정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1990년대 월가를 떠난 후엔 USW 고문을 맡았다.

노조원이 80만 명에 이르는 철강노조는 경기부양안에 ‘바이 아메리칸’ 조항 삽입,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을 압박해 온 미국의 최대 강성 노조로 꼽힌다. 철강뿐 아니라 화학, 석유, 고무, 알루미늄, 항공 업계가 모두 포함돼 있다. 블룸 씨는 이런 철강노조의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철강산업의 효율화와 시스템 개편에 큰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1997년 10개월간 계속된 휠링피츠버그사의 파업을 중재했고, 2003년에는 굿이어타이어와 철강노조 간 협상을 중재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퇴직자 연금과 의료보험 문제 등에 정통해 전미자동차노조(UAW)와 제너럴모터스(GM)가 난항을 겪고 있는 협상에 돌파구를 열어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레오 제럴드 철강노조 대표는 “블룸 씨는 20년간 50개 파산 관련 업무를 처리한 해결사”라며 “그가 미국 자동차 산업을 구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듀안 워쓰 전 항공조종사협회(ALPA) 대표는 “그는 비싼 정장 대신 청바지 차림으로 현장을 누비면서 우리와 함께 싸구려 음식을 나눠 먹었다”며 “구조조정 전문가이면서도 노조 입장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요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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