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노인, 오염된 혈장 수혈 받은후 인간광우병 사망

  • 입력 2009년 2월 16일 02시 58분


전문가 “세계 첫 사례”

영국에서 혈장 수혈을 받고 인간광우병에 걸린 사례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15일 텔레그래프 온라인판에 따르면 영국 보건국은 혈장 수혈을 받은 한 노인이 인간광우병인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vCJD)’에 걸린 후 사망했다고 17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 노인은 인간광우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보건당국이 수혈에 대해 엄격히 통제하기 이전에 혈장 수혈을 받은 4000명의 혈우병 환자 중 한 명이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인간광우병은 혈액에 의해 감염될 수는 있지만 혈액응고 작용을 하는 혈장에 의해서는 감염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해 왔다.

과거 혈액 수혈로 인간광우병에 걸려 사망한 사람은 3명이지만, 혈장 수혈로 감염된 사례는 아직 보고된 적이 없다.

인간광우병 전문가인 애버딘대의 휴 페닝턴 교수는 “이는 혈장 수혈을 받은 수천 명에게 심각한 의미가 될 수 있다”면서 “이들은 이미 B형 간염이나 에이즈바이러스에도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한 환자는 주로 젊은 사람들이었다”면서 “노인이 죽은 이번 경우는 인간광우병의 발현이 (나이가 아니라) 유전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 보건당국은 오염된 혈장을 수혈받았을 가능성이 높은 4000명에게 혈액이나 장기를 기부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으며 미국으로 수출된 혈장도 모두 폐기처분했다.

지금까지 영국에서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한 사람은 164명으로 이들은 대부분 광우병에 감염된 쇠고기를 먹고 병에 걸렸다.

광우병은 1980년대와 1990년대 동물성 사료를 먹인 소에게서 발견돼 기승을 부린 바 있으며 광우병 감염 가능성이 있는 400만 마리의 소가 도살됐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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