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분노’

  • 입력 2009년 1월 31일 03시 10분


“월가 보너스 잔치는 무책임의 극치” 비난

정치권도 “돈 회수해야” 비판 목소리 확산

미국 월가 금융회사들이 지난해 벼랑 끝 경제위기 속에서도 보너스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분노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경제가 다시 제대로 굴러가게 하기 위해 모두가 책임감을 가져야 할 때”라며 “월가 기업들이 거액의 보너스를 받았다는 기사를 보고 ‘무책임의 극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가진 비공개 회의에 앞서 가이트너 장관과 즉석 언론 인터뷰를 갖고 “월가가 사상 최악의 금융위기를 겪은 지난해에도 200억 달러 정도의 보너스를 지급한 것은 ‘부끄러운 일(shameful)’”이라고 개탄했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긴급 세금 지원을 받은 월가 임직원들이 거액의 보너스를 챙겼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월가의 보너스 문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크리스토퍼 도드 미 상원 금융위원장은 “연방정부가 천문학적인 규모의 구제금융을 쏟아 붓고 있는데 월가가 국민의 세금으로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모든 가능한 법적 제재 수단을 찾고 있으며 돈이 반드시 회수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월가 보너스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전날 발표된 뉴욕 주의 월가 보너스 통계가 발단이었다. 뉴욕 주 회계감사관은 지난해 월가의 보너스 지급액이 184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발표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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