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도 잘나갔는데… 日 자동차의 굴욕

  • 동아닷컴
  • 입력 2009년 1월 14일 19시 58분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면서 세계 자동차 업계를 호령했던 일본 자동차 업계가 잇달아 굴욕을 겪고 있다.

▽"자동차 회사 취업 싫어요"=일본의 한 취업정보출판사가 취업준비중인 대학생 및 대학원생의 취업선호기업을 조사한 결과 자동차 업계의 인기도가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12월 47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공계 남학생들의 취업선호기업에서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 6위에서 올해 24위로, 혼다자동차는 11위에서 72위로 추락했다.

인문계 남학생들의 선호 기업에서도 도요타 자동차는 20위에서 53위로, 혼다는 43위에서 78위로 떨어졌다.

반면 이번 금융위기에도 큰 타격을 입지 않은 종합상사는 최고의 인기를 기록했다. 인문계 남학생의 경우 미쓰비시(三凌)상사가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10위권 중 절반 이상을 종합상사가 휩쓸었다.

▽도쿄(東京)모터쇼 규모 축소 불가피=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신차를 발표했던 도쿄모터쇼도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마이니치신문은 경영위기에 빠진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사가 10~11월에 열릴 예정인 도쿄모터쇼에 불참키로 했다고 14일 보도했다. GM은 1991년 이래, 크라이슬러는 1988년 이래 첫 불참이다.

이밖에 다른 외국 자동차업체들도 불참을 검토하고 있는 데다 일본 업체들도 출품용 신차 제작예산을 삭감하려 하고 있어 행사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54년 시작된 도쿄모터쇼는 2007년에는 142만 명이 찾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그런데 한번 참가하는데 수십억~수백억 엔의 경비가 들어 미국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두 회사는 참가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본이 특히 섭섭해 하는 이유는 GM이 올 봄 중국 상하이(上海) 모터쇼에는 참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GM은 세계 2위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의 홍보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본측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도쿄쇼의 주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말로 서운함을 표했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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