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제조업체 비정규직부터 감원 시작

  • 입력 2008년 11월 25일 02시 59분


세계 경기 악화에 파견-고용중단 본격화

“금융위기로 실업자 24만명 새로 생길것”

일본의 주요 제조업체들이 파견근로자나 계약직 등 비정규직 고용을 줄이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4일 전했다. 세계적인 경기 악화에 감산, 설비투자 축소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견근로자부터 줄이는 ‘파견 중단’이나 계약 갱신을 하지 않는 ‘고용 중단’은 특히 자동차업계에서 눈에 띈다.

도요타자동차가 올여름 1700명을 감원한 것을 비롯해 내년까지 3000명을 더 줄일 계획이며, 닛산자동차는 12월부터 파견근로자를 1500명 줄일 계획이다. 스즈키는 내년 3월까지 약 600명을 줄이기로 하는 등 7개 자동차업체의 감축 인원만 모두 8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 밖에 의류업체 레나운은 정사원 300명, 촉탁사원 100명의 희망퇴직을 모집 중이고 사무기기업체 후지제록스는 간접부문의 사원 등을 대상으로 최대 1250명을 조기 퇴직시킬 계획이다. 캐논은 10월 말 정밀기기 자회사 파견사원 약 250명의 계약을 해지했다.

과거 ‘종신 고용’으로 유명했던 일본 기업이지만 비정규근로자의 비율은 1990년 ‘5명 중 1명’에서 지금은 ‘3명 중 1명’으로 늘어났다. 또 노동자파견법이 시행된 1986년부터 파견근로자는 20년간 약 22배인 321만 명으로 급증했다.

경기 악화로 이들 비정규근로자가 가장 먼저 잘리고 있는 것. 정사원의 경우는 ‘해고 회피 노력을 했는가’ 등 기업 측에 엄한 조건이 부과되지만 비정규직은 계약 기간 안에 해약할 경우에도 1개월 전에 통보만 하면 원칙적으로 합법이 되기 때문이다.

당초부터 생산이 몰릴 때와 한산할 때 고용을 조절하는 ‘완충’ 역할로 설정된 비정규근로자를 지켜주는 제도나 구조도 충분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비정규근로자를 위한 노동조합 ‘파견 유니언’이 이달 말 전화 상담창구를 여는 등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기업의 생산조정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라는 시각이 대부분이어서 비정규근로자들에게는 더 추운 겨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이이치세이메이(第一生命)연구소는 이번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약 24만 명의 실업자가 생길 것이라고 추산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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