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엔화 급등땐 시장 공동개입”

  • 입력 2008년 10월 28일 03시 00분


日, 금융기관 공적자금 한도 5배로 확대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는 27일 엔화가치가 지나치게 급등하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겠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일본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또 일본 정부는 이날 금융기관의 회계기준을 일부 완화하고 공적자금 지원한도를 5배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긴급시장대책’을 내놓았다.

일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직접 손실이 적어 세계 금융위기에서 비교적 안전한 지대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급속한 엔화가치 상승으로 수출기업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이날 도쿄(東京) 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가 26년 만의 최저수준으로 추락하는 등 기록적인 주가 폭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의 긴급시장대책과 G7의 공동성명은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일본 정부는 주식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주식 공(空)매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은행 등 보유주식취득기구’를 통해 은행이 보유한 주식을 사들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금융기관의 자금난을 완화해주기 위해 공적자금 지원한도를 기존의 2조 엔에서 10조 엔으로 늘리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일본 정부의 대책과 보조를 맞춰 민간 은행이 일본은행에 맡긴 당좌예금에 대해 연 0.25∼0.1%의 금리를 지급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은행은 기업이 발행한 기업어음(CP)을 매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재무상 겸 금융상은 긴급시장대책 발표에 앞서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급격한 엔화가치의 변화에 대해 과도한 변동이 보인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외환시장 개입을 시사했다. G7의 공동성명은 나카가와 재무상 겸 금융상이 기자회견에서 발표했다.

G7은 공동성명에서 “최근 엔화 환율의 과도한 변동이 경제와 금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외환시장을 계속 주시하면서 적절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G7이 특정 통화를 거론하며 시장 동향에 우려를 나타낸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일본 정부는 2004년 3월 이후 최근까지는 단 한 차례도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았다. 미일과 유럽이 엔화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공동으로 시장에 개입한 것은 2000년 9월이 마지막이었다.

한편 모건스탠리에 90억 달러를 출자한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은 최대 1조 엔가량을 증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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