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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7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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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탓에 미국 월가가 화려한 파티, 고급 요트, 고가 주택 등으로 상징됐던 화려한 시절에 ‘굿바이’ 인사를 보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5일 전했다.
월가 사람들이 지난 20∼30년간 엄청난 부를 축적하며 화려한 생활을 누려 왔지만 리먼브러더스 등 대형 투자은행이 잇따라 무너지고 해고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속출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는 것.
우선 월가 사람들이 부를 과시하며 사들였던 고가 주택의 매물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리먼브러더스의 조지프 그레고리 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회사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기 전인 이번 여름 침실 8개짜리 해안가 대저택을 3250만 달러에 매물로 내놓았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고가 주택 매물이 나와도 주인을 찾지 못해 가격이 더 내려가거나 임대로 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인 바버라 코코란 씨는 “매도 희망가와 매수가격 간 격차가 커지면서 주택시장은 향후 6∼18개월간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월가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트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요트 중개인 조너선 베킷 씨는 “요트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년간 요트를 팔려는 사람이 거의 없었으나 요즘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것.
돈을 물 쓰듯 했던 파티 문화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벤트 업체 조지프 토드 소장은 “한 고객은 최소 8만∼10만 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곳을 결혼 파티 장소로 예약하려다 더 싼 곳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 미국의 꿈의 궁전’ 저자인 스티브 프레이저 씨는 “현재의 분위기는 1929년 대공황 때나 1987년 주가 대폭락 이후와 매우 닮았다”고 설명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