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영원한 텃밭은 없다”

  • 입력 2008년 8월 21일 02시 50분


오바마 공화 아성 버지니아-네바다 집중공략

매케인 민주 텃밭 미네소타-미시간 호시탐탐

2000년, 2004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거치며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 같던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지지 주)’와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지지 주)’가 서서히 색깔을 바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양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와 존 매케인 후보는 각자의 안방을 견고히 하는 한편 이탈 조짐을 보이는 상대방의 텃밭을 공략하는 데 전력 투구하고 있다.

가장 극적인 변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곳은 1964년 이래 44년 동안 가장 진한 붉은색을 자랑해 왔던 버지니아 주. 이반 움직임의 진원지는 전문직 종사자 비율이 높은 북부의 페어팩스 카운티와 프린스윌리엄 카운티. 워싱턴 주변과 리치먼드, 노퍽 카운티 등에 폭넓게 분포한 흑인 유권자들의 오바마 후보에 대한 압도적 지지 역시 공화당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오바마 후보는 6월 후보 확정 직후 첫 유세지로 버지니아 주를 택한 뒤 25개 이상의 선거사무실을 열었고, 매케인 후보 역시 자신의 대선 본부를 알링턴 시에 열어 수성을 다짐하고 있다.

견고한 공화당 지지 기반이었던 중서부에서도 일부 주가 레드 스테이트에서 서서히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1992년 이래 공화당을 지지해 온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25∼28일 전당대회를 열고 16년 만의 고토 회복을 벼르고 있고, 2000년과 2004년 연패를 당했던 네바다 주에서도 설욕을 노리고 있다. 콜로라도와 네바다 주의 등록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지지자를 7만∼12만 명 앞서고 있다는 점도 민주당을 들뜨게 하고 있는 대목이다.

반면에 공화당은 1988년부터 20년간 블루 스테이트로 자리매김해 온 미네소타 주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9월 1∼4일 미네소타 주도인 세인트폴에서 여는 전당대회 효과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인 블루칼라 계층이 많은 미시간 주도 1992년부터 지속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이번에는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애팔래치아산맥 주변의 퇴락한 철강·기계·화학 산업 지역인 이른바 ‘러스트 지역’의 오하이오 주 역시 매케인 후보가 노리는 전략지역으로 분류된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농촌지역에서 60%에 가까운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올해는 경기침체의 피해자인 농촌이 오바마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도시=민주당 지지, 농촌=공화당 지지’ 공식이 깨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18일 보도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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