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 마법’ 결선서도 통할까

  • 입력 2008년 6월 9일 03시 01분


미셸 오바마 패션 감각 전문가들 찬사

선명한 보라색 민소매 원피스와 과감한 검은색 벨트, 그리고 알사탕만큼 알이 굵은 진주 목걸이.

미 민주당 대선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경선 승리를 선언한 3일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 집회장에서 미셸 오바마 여사는 남편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늘씬한 몸매를 강조한 화려한 옷차림에 카메라가 쏠렸다.

뉴욕타임스는 8일 ‘그녀는 승리하기 위해 입는다(She dresses to win)’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셸의 패션을 분석했다. 지난해 패션잡지 ‘베니티 페어’가 선정한 ‘베스트 드레서’ 리스트에도 오른 적이 있는 미셸은 여성스러우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의 소유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녀는 유선형의 실루엣이나 A라인의 원피스를 즐겨 입고 요란하다 싶을 정도로 큰 진주를 좋아한다. 또 머리끝이 위로 살짝 뻗치는 단발을 유지하고 있다. 디자이너 마리아 핀토나 아제딘 알라이아의 옷을 자주 입지만 패션 전문가들의 조언에 의지하기보다는 본인이 직접 옷과 액세서리를 고르는 편이다. 재클린 케네디나 바버라 부시 여사의 스타일을 연상시킨다는 분석도 나온다.

패션잡지 ‘에센스’의 미키 테일러 편집장은 “그녀가 세인트폴 집회장에서 선보인 패션은 백악관의 안주인이 되려는 강한 의지와 자신감, 공적 업무에 임하는 전문가다운 자세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베니티 페어’의 에이미 파인 콜린스 씨도 “독립심과 강인함, 개성 있는 패션 감각을 드러냈다”고 호평했다.

이런 평가의 이면에는 미셸이 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고소득 전문직 여성이라는 경력이 자리 잡고 있다.

유력 정치인 부인들의 패션은 남편의 정치적 이미지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패션계나 여성계는 물론 정계의 관심도 끌어왔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부인인 로절린 카터 여사는 녹색 드레스로 남편의 친근한 서민적 이미지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워런 하딩 전 대통령의 부인인 플로렌스 하딩 여사가 입던 파란색 옷들은 ‘하딩 블루’라는 이름과 함께 당시 대선 캠페인의 상징 색깔이 되다시피 했다. 낸시 레이건 여사가 선호한 빨간색은 지금도 ‘레이건 레드’로 불린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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