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상 하인스 워드와…” 암투병 美교수 소원성취

  • 입력 2008년 4월 12일 02시 50분


지난해 10월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피츠버그 스틸러스 팀과 깜짝 훈련을 한 랜디 포시 미국 카네기멜런대 교수의 유니폼에 하인스 워드가 사인을 해 주고 있다. 사진 출처 피츠버그트리뷴리뷰
지난해 10월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피츠버그 스틸러스 팀과 깜짝 훈련을 한 랜디 포시 미국 카네기멜런대 교수의 유니폼에 하인스 워드가 사인을 해 주고 있다. 사진 출처 피츠버그트리뷴리뷰
말기암으로 힘겨운 투병을 하면서도 ‘마지막 강의’에서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말라”고 이야기해 큰 감동을 주었던 미국 카네기멜런대 컴퓨터공학과 랜디 포시(47) 교수가 자신의 가장 큰 꿈을 이뤘다.

어려서부터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에서 뛰어 보고 싶어 하던 그가 자신의 ‘우상’인 한국계 미식축구 스타 하인스 워드(32)와 함께 훈련을 한 것.

미국 ABC방송은 9일 포시 교수와의 인터뷰와 강연 내용을 특집으로 방송하면서 포시 교수가 워드와 함께 훈련을 하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췌장암으로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포시 교수는 지난해 9월 카네기멜런대에서 ‘항상 삶을 즐기고, 결코 포기하지 말라’는 내용의 마지막 강의를 했다.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지금까지 1000만 명이 포시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고 ABC는 전했다. 강연 내용은 이달 8일 ‘마지막 강의(The Last Lecture)’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됐다.

당시 포시 교수는 강의 중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은 NFL에서 뛰어보는 것이었는데…”라고 흘리듯이 말했다. 이를 알게 된 ABC 측은 NFL의 피츠버그 스틸러스 팀에 이 소식을 알렸다.

다음 달 포시 교수는 피츠버그로부터 “우리 팀 선수들과 훈련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깜짝 제의를 받았다. 마침내 그는 워드의 등번호 86번이 새겨진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워드와 함께 훈련하는 기회를 맞게 됐다. 훈련을 한 정확한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다.

ABC방송은 “포시 교수는 워드가 던지는 공을 하나도 놓치지 않았고, 필드 골을 단번에 성공시키기도 했다”고 전했다.

포시 교수는 ABC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죽은 뒤) 아내와 세 명의 아이들이 절벽에서 떨어지더라도 내가 잡아줄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찢어진다. 하지만 가족들이 떨어질 때 받쳐줄 수 있는 그물을 내가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자세를 잃지 않았다.

강연 이후 지금까지 어떤 일이 가장 기뻤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삶이 끝나지 않았다. 그러므로 또 다른 생애 최고의 날을 맞을 가능성은 계속 남아 있다”고 답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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