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휴스턴서 부인과 대규모 집회 맞불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프라이머리(예비경선) 레이스의 분수령이 될 ‘제2차 슈퍼 화요일’ 경선 투표가 4일 오전(현지 시간) 시작됐다. 텍사스 주와 오하이오 주 등 4개 주에서 동시에 열리는 이번 프라이머리 결과에 대한 출구조사는 한국 시간으로 5일 낮에 발표된다.
CNN방송은 3일 “버락 오바마 후보가 텍사스와 오하이오에서 이긴다면 게임은 끝난다”며 “만약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두 곳 모두에서 이기면 민주당 전당대회가 치러질 때까지 결판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언론들의 여론조사 결과 힐러리 후보는 오하이오와 로드아일랜드에서 오바마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오바마 후보는 텍사스에서는 힐러리 후보를 약간, 버몬트에서는 크게 앞서고 있다.
한편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이날 경선에서 승리를 굳힌다면 공화당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총수(매직넘버)인 1191명 이상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텍사스의 경선은 다종다양한 미국 선거제도의 결정판이라 할 만큼 복잡하게 진행했다. 주민들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비밀투표 방식으로 투표하는 프라이머리를 마친 뒤 오후 7시 15분부터 한 차례 더 코커스(당원대회)를 치렀다.
선출직 대의원 193명 중 65%인 126명은 프라이머리에서, 35%인 67명은 코커스에서 뽑는다.
지역별 대의원 배분도 다른 주와 달리 복잡하다. 2004년 대선과 2006년 총선 당시의 투표율에 따라 대의원을 배정해 선거구마다 2명에서 8명까지 크게 차이가 난다.
○…힐러리 후보는 3일 오전 4시 반 오하이오 주 톨레도의 크라이슬러 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새벽조 교대 근로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한 뒤 텍사스로 날아와 강행군했다.
힐러리 후보는 “다음 달 22일 펜실베이니아 경선을 내다보고 있다”고 말해 중도 사퇴설을 다시 한 번 일축했다.
오바마 후보는 3일 오후 텍사스 최대 도시인 휴스턴을 다시 찾아 부인 미셸 씨와 함께 대규모 집회로 맞불을 놓았다. 오바마 지지자들과 언론의 관심은 오바마 후보가 어디에서 승리 축하 연설을 할 것인지에 쏠렸지만 오바마 캠프는 막판까지도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오바마 후보에게 특혜를 준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시카고 부동산개발업자 안토인 레즈코 씨의 재판이 3일 시작됐다.
공영 라디오방송인 NPR에 따르면 레즈코 씨와 오바마 후보의 인연은 오바마 후보가 하버드대 로스쿨 재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레즈코 씨는 “졸업하면 내가 운영하는 개발회사에 와서 일하라”고 제의했으나 오바마 후보는 이를 거절했다.
이후 오바마 후보는 작은 로펌에 들어갔고 레즈코 씨의 회사가 그의 고객이 됐다. 1996년 오바마 후보가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에 출마했을 때 레즈코 씨는 첫 선거자금 기부자 가운데 한 명이었고 그 후에도 주요 후원자였다.
2004년 오바마 후보는 시카고 남쪽 교외의 집을 사려고 했으나 가격이 너무 높았다. 결국 집주인은 집과 인근 공터를 분할해 파는 데 동의했다. 오바마 후보는 집을 샀고 그 옆의 공터는 레즈코 씨의 아내가 샀다가 몇 달 뒤 오바마 후보에게 다시 팔았다.
당시는 레즈코 씨가 이미 사기, 횡령 등의 혐의로 연방정부의 수사 대상이 된 상태였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 미니 슈퍼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