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前총리 부활하나… 정계복귀 거론

  • 입력 2007년 12월 2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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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태국 총선에서 지난해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계열 정당인 ‘국민의 힘(PPP)’의 승리가 유력해지면서 탁신 전 총리의 정계 복귀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9개 정당의 후보 5000여 명이 출마한 이번 총선에서 PPP는 무난히 원내 1당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오후 10시(한국 시간 24일 0시) 현재 개표 결과 PPP가 전체 480석 중 230석, 민주당이 161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타이TV도 PPP가 222석, 민주당이 156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했다. ▽군부 실정이 탁신 향수 불러=군부는 1996년 9월 쿠데타 후 부패 등을 이유로 탁신 전 총리를 축출했다. 따라서 이번 총선은 탁신 전 총리에 대한 신임 투표 성격이 강하다. AP통신 등 외신은 PPP가 승리한 것은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와 과도정부의 무능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자 탁신 전 총리에 대한 향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군부가 주축이 된 과도정부는 ‘경제 애국주의’를 내세워 외환과 외국기업 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외국자본이 대거 빠져나갔다. 지난 5년 동안 5%대를 유지하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올해 4.3%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낮다.

양극화가 심해지고 남부 이슬람 지역 소요 진압에 실패해 사회적 불안도 가중됐다. 이에 따라 쿠데타 초반 90%에 이르던 군부에 대한 지지도는 30%대로 떨어졌다.

군부의 실패는 재임 시절 높은 경제성장으로 지지를 받았던 탁신 전 총리의 복귀에 대한 기대감으로 변했다. 특히 농민과 서민이 밀집한 동북부 지역에서 탁신 전 총리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정국 혼란 계속될 전망=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정치적 불안정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PPP가 과반 의석을 얻거나 연립정부를 구성하게 되면 탁신 전 총리는 정치적으로 부활할 수 있다. 하지만 친-반 탁신 세력 간의 갈등이 커지고 군부 쿠데타가 다시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많다.

반면 PPP가 과반 의석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 군부의 개입으로 민주당과 친군부 성향의 군소정당 위주로 연립정부가 수립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연정 자체의 결속력 부족으로 수명이 길지 않을 수도 있다.

내년 초 예상되는 탁신 전 총리의 귀국도 정국의 뇌관이다. 그는 현재 부패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어 귀국 즉시 체포될 확률이 높다. 그렇게 되면 지지자들의 반발과 상당한 정치적 혼란이 예상된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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