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공주 1표차의 굴욕

  • 입력 2007년 12월 13일 02시 59분


코멘트
우크라이나 의회, 티모셴코 총리인준안 부결

우크라이나 ‘오렌지 혁명’의 주역이었던 ‘티모셴코 블록’의 율리야 티모셴코(47·사진) 당수의 총리 직 복귀가 암초를 만났다.

우크라이나 의회가 11일 실시한 티모셴코 당수에 대한 총리 인준 동의안이 찬반 투표에서 1표 차로 부결됐기 때문. 티모셴코 당수는 전체 유효투표 450표 중 과반수에 한 표 부족한 225표를 받았다.

이날 투표는 진행 절차상의 시비로 두 차례나 진행됐지만 티모셴코 당수는 두 번 모두 225표를 받았다. 투표 결과에 대해 티모셴코 당수는 물론 그와의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한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의 ‘우리 우크라이나당’도 부정 선거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두 번의 표결에서 모두 225표가 나온 것은 누군가 미리 전자투표 시스템을 조작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며 대법원에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로 티모셴코 당수의 총리 복귀가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다. 유셴코 대통령이 그를 총리로 재지명하면 의회에서 찬반 투표를 할 수 있다.

9월 총선에서 3위에 그친 ‘우리 우크라이나당’은 2위 정당인 ‘티모셴코 블록’과의 연정이 절실하다.

반면 빅토르 야누코비치 현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지역당’이 총선에서 1위 정당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티모셴코 당수와 유셴코 대통령의 ‘오렌지 연대’에 밀려 총리 직을 내놓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2004년 대선에서 유셴코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티모셴코 당수는 2005년 총리에 임명됐지만 지난해 3월 총선에서 패해 야누코비치 현 총리에게 자리를 넘겨주었다.

올해 총선에서 선전한 티모셴코 당수는 총리 직을 되찾은 뒤 2009년 대통령에도 도전할 야심을 품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