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찬바람에 중국 펀드 감기몸살

  • 입력 2007년 11월 2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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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식형펀드의 지역별
최근 1개월 수익률
(단위:%)
인도2.86
베트남―2.49
동유럽―2.03
미국―3.78
유럽―5.34
글로벌―4.85
이머징마켓―4.45
브릭스―4.03
아시아―7.32
친디아―6.97
일본―8.33
중국―13.87
해외 주식형 평균―8.73
국내 주식형 평균―10.64
27일 기준. 자료: 한국펀드평가
《28일 A은행 여의도지점에 50대 주부 김모 씨가 찾아왔다.

9월 28일 중국 펀드에 3000만 원을 투자한 김 씨는 전날까지 수익률이 ―8.5%인 것을 확인하고는 “중국 펀드를 환매해 달라”고 요구했다.

은행 직원이 “내년에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니까 몇 달만 더

기다려 보라”고 만류해 환매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김 씨는 중국 펀드 가입을 후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최근 1개월 수익률 급락… “섣부른 환매, 손해될 수도”

신한은행 김은정 재테크팀장은 최근 중국 및 홍콩 증시가 급락하면서 중국 펀드 수익률이 나빠지자 이처럼 중국 펀드에 가입한 고객들의 불만 섞인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 서브프라임 우려… 中 긴축 가능성

이달 들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우려와 중국의 긴축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면서 중국 및 홍콩 증시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7일 현재 4,861.11로 이달 들어서만 1093.66포인트(18.4%)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같은 기간 8.98% 떨어졌다.

이에 따라 중국 및 홍콩 증시에 투자한 중국 펀드 수익률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봉쥬르차이나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 등 설정액 상위 10개 중국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27일 기준)은 ―12∼―16%대로 일제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한 달간 해외 펀드의 지역별 수익률을 비교해 봐도 중국은 ―13.87%로 일본(―8.33%) 친디아(―6.97%) 미국(―3.78%) 유럽(―5.34%)보다 하락폭이 훨씬 컸다.

저조한 수익률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내면서 전체 중국 펀드 설정잔액은 이달 14일 16조9400억 원에서 27일 현재 16조7000억 원으로 줄었다. 약 2주 동안 2400억 원이 환매로 빠져나간 셈이다.

중국 펀드 간판상품인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과 봉쥬르차이나의 설정 잔액이 이달 들어 각각 887억 원과 420억 원 줄어들 정도였다.

○ “中, 세계 경제의 중심축”

은행권의 중국 펀드 판매도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28일 은행권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18개 은행들이 판매한 중국 관련 펀드(역외펀드 제외) 잔액은 22일 현재 10조3709억 원으로 10월 말(10조609억 원)보다 310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10월 증가액 2조5016억 원과 비교하면 8분의 1로 줄어든 금액이다.

은행권에서 중국펀드 판매 2위인 한국씨티은행은 잔액이 10월 말보다 137억 원 감소해 신규 자금 유입보다 환매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 및 홍콩 증시 급락에 대해 불안해하는 투자자가 많지만 섣부른 환매는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민은행 심재오 잠실롯데PB센터장은 “중국은 세계 경제의 중심 축이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며 “섣부른 환매는 오히려 손해가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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