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상품 160억달러 구매”…‘제2차 전략경제대화’

  • 입력 2007년 5월 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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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23,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2차 전략경제대화’를 앞두고 미국으로부터 160억 달러에 이르는 물품을 대량 구매키로 최종 결정했다고 홍콩의 원후이(文匯)보가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번 주 파견될 구매사절단엔 130개 기업의 고위관리 180명이 참가할 예정”이라며 “총구매금액이 지난해 4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때와 비슷한 16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이번에 항공기와 콩, 면화 등 농산품은 물론 반도체 및 유도항공 설비와 일부 고급 소프트웨어 등 지난해 수출금지 품목에서 해제된 첨단기술 제품을 집중 구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중국의 전자상품수출입상회와 미국의 정보기술산업기구, 해당 기업들이 구체적인 매매 품목의 리스트를 작성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이 지식재산권과 정부보조금 문제를 들어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강공을 퍼붓자 대량 구매 방침을 철회키로 하는 등 ‘한판 싸움’을 벌일 태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미국과의 무역 문제를 대결보다는 협상으로 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의 한 전문가는 “이번 구매 결정은 미국의 지재권 제소에 적극 대응하고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에 따른 불만을 줄이며 항공기와 농산품 등 미국 의회 내에서 대중 압력 수단으로 떠오르는 품목을 집중적으로 구매함으로써 중국과 미국 사이에 무역 문제가 정치화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최근 매년 20% 이상씩 커지는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지난해 1442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대미 흑자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과 통계 방식이 다른 미국 측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 무역적자는 2325억 달러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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