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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4월 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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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6일 베네치아의 마지막 유치원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부모들이 거세게 항의했지만 유치원은 계획대로 문을 닫았으며 머지않아 베네치아의 231번째 호텔로 개조될 계획이다. 주민들이 살던 아파트 가운데 706개 건물도 이미 B&B(숙박과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민박) 형태의 숙박 시설로 탈바꿈했다.
이에 따라 주민은 갈수록 줄고 있다. 반세기 전 17만5000명이었던 인구는 1966년 12만1000명으로 줄었고 이제는 6만1000명에 불과하다. 관광객은 하루평균 5만 명. 하루 오가는 관광객 수만 꼽아도 곧 전체 주민보다 많아질 상황에 놓였다.
시의회의 주택 담당 마라 루미츠 씨는 “2050년이면 원주민이 한 명도 없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민들이 떠나면서 이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사라져 이탈 행렬을 가속화하고 있다. 주민들은 “과거엔 시내에 생필품을 팔던 가게가 즐비했지만 이젠 기념품점밖에 없다”고 불평했다. 시내에 남은 주민 대상 가게는 정육점 1곳, 빵집 1곳, 잡화점 1곳이 전부.
치솟는 집값도 주민들의 등을 육지로 떠민다. 현재 100m²(약 30평) 아파트의 가격이 100만 유로(약 12억 원)에 이른다. 시 당국은 주민들의 이주를 막기 위해 주거 시설을 새로 마련하며 애를 쓰고 있지만 주민들의 ‘탈(脫)베네치아’ 추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라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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