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6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정치 군사 협력에서 에너지 분야에 이르는 전반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두 나라는 주요 국제문제에도 한목소리를 내기로 합의했다.
▽국제 현안에 한목소리=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양국이 국제정치 분야에서 원칙적으로 생각이 같다”며 “양국이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국제문제 해결에 대단히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특히 북한과 이란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이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 안정에 필수적인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지원 방침을 재확인한다”며 6자회담의 성공을 위해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또 “이란 핵문제가 오로지 평화적인 방법과 협상을 통해 해결돼야 함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에 대해서는 견제한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두 정상은 “우주공간에서의 군비경쟁을 막아야 한다”며 우주군축협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중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상하이협력기구(SCO)의 틀 안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밝혀 이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협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양국은 철도를 통한 러시아산 원유의 중국 공급을 확대하고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을 추진하는 등 43억 달러(약 4조500억 원) 규모의 공동개발계획에 합의했다.
또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특히 전자 및 첨단기술 분야의 생산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후 주석의 러시아 방문기간 중인 27일부터 모스크바에서는 중국 해외 산업전시회인 ‘중국국가전’이 사흘간 열리고 ‘중국의 해’ 행사도 시작돼 양국의 밀월관계를 대외에 과시했다.
‘중국의 해’ 개막식에 참가한 두 정상은 중국의 판다와 러시아 북극곰이 악수하는 그림이 그려진 대형 현수막 앞에서 연설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후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나의 좋은 친구”라고 불렀고 푸틴 대통령은 ‘같은 소리는 서로 응하고 같은 기운은 서로 구한다(동성상응 동기상구·同聲相應 同氣相求)’는 주역(周易)의 문구를 인용해 두 나라의 우의를 강조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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