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빼고…” 中-러 정상 밀월 언약

  • 입력 2007년 3월 2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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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열린 ‘중국의 해’ 개막식에서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러시아의 해’ 행사가 있었다. 뒤는 양국을 상징하는 판다와 북극곰.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열린 ‘중국의 해’ 개막식에서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러시아의 해’ 행사가 있었다. 뒤는 양국을 상징하는 판다와 북극곰.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가 밀월관계에 깊이 빠져들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6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정치 군사 협력에서 에너지 분야에 이르는 전반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두 나라는 주요 국제문제에도 한목소리를 내기로 합의했다.

▽국제 현안에 한목소리=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양국이 국제정치 분야에서 원칙적으로 생각이 같다”며 “양국이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국제문제 해결에 대단히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특히 북한과 이란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이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 안정에 필수적인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지원 방침을 재확인한다”며 6자회담의 성공을 위해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또 “이란 핵문제가 오로지 평화적인 방법과 협상을 통해 해결돼야 함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에 대해서는 견제한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두 정상은 “우주공간에서의 군비경쟁을 막아야 한다”며 우주군축협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중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상하이협력기구(SCO)의 틀 안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밝혀 이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협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판다와 북극곰의 만남=두 정상은 석유와 가스, 전력을 비롯한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철도를 통한 러시아산 원유의 중국 공급을 확대하고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을 추진하는 등 43억 달러(약 4조500억 원) 규모의 공동개발계획에 합의했다.

또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특히 전자 및 첨단기술 분야의 생산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후 주석의 러시아 방문기간 중인 27일부터 모스크바에서는 중국 해외 산업전시회인 ‘중국국가전’이 사흘간 열리고 ‘중국의 해’ 행사도 시작돼 양국의 밀월관계를 대외에 과시했다.

‘중국의 해’ 개막식에 참가한 두 정상은 중국의 판다와 러시아 북극곰이 악수하는 그림이 그려진 대형 현수막 앞에서 연설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후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나의 좋은 친구”라고 불렀고 푸틴 대통령은 ‘같은 소리는 서로 응하고 같은 기운은 서로 구한다(동성상응 동기상구·同聲相應 同氣相求)’는 주역(周易)의 문구를 인용해 두 나라의 우의를 강조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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