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130만달러…힐러리는 얼마를 모을까?

  • 입력 2007년 3월 20일 03시 00분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포스터에 힐러리(왼쪽)와 오바마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포스터에 힐러리(왼쪽)와 오바마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
‘할리우드 錢爭’…대선주자들 잇단 구애

미국 대선 주자들이 할리우드로 몰려들고 있다.

돈과 영향력이 결집한 워싱턴과 뉴욕에서 벗어나 연예산업 관계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할리우드 원정길에 나서고 있는 것. 대선 결전장이 워싱턴 국회의사당을 뜻하는 ‘힐(the Hill)’에서 할리우드 부호들이 모여 사는 ‘힐스(Hills·베벌리힐스를 말함)’로 옮아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같은 무게 이동은 대선 주자들이 영화 제작자, 배우들과 친해 놓으면 대중적 인지도를 쉽게 끌어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후원금을 급속도로 불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지난달 20일 드림웍스 영화사의 공동 설립자인 스티븐 스필버그, 데이비드 게펜, 제프리 카젠버그는 베벌리힐스에서 민주당 대선 주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기금 모금 행사를 열었다. 에디 머피, 조지 클루니 등이 참석한 이 행사에서 모인 후원금은 130만 달러. 올해 1분기(1∼3월) 오바마 의원 총후원금의 15%가 2, 3시간 열린 파티에서 거뜬히 모인 것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시절 할리우드와 돈독한 우정을 쌓았던 힐러리 클린턴 의원도 이에 질세라 24일 베벌리힐스에서 대규모 기금 모금 행사를 연다.

힐러리 진영은 유명 영화투자자이자 슈퍼마켓 부호인 론 버클 씨가 주최하는 이 행사를 통해 오바마 의원의 기세를 꺾겠다는 의지다. 피터 체르닌 뉴스코퍼레이션 사장, 셰리 랜싱 전 파라마운트 영화사 사장도 비슷한 모금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WSJ는 “정치인에 대한 연예인의 후원은 선거철에 흔한 장면이지만 이번 대선만큼 할리우드의 영향력이 큰 경우는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후보가 많아 선거를 제대로 치르려면 후보 한 명에 2004년 대선보다 두 배 정도 많은 1억 달러 정도의 돈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국 정치자금법상 개인 기부액은 2300달러를 넘지 못하므로 여러 사람들의 후원금을 한꺼번에 모아줄 수 있는 ‘동원력’이 중요하다. 할리우드 연예산업 관계자들은 그 같은 ‘동원’을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얼마 전 환경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앨 고어 전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 경선에 뛰어들 경우 할리우드 후원 게임이 ‘힐러리-오바마-고어’의 3파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힐러리 클린턴-버락 오바마의 할리우드 후원자들
힐러리 클린턴 진영버락 오바마 진영
○ 피터 체르닌 뉴스코퍼레이션 그룹 사장
○ 셰리 랜싱 전 파라마운트 영화사 사장
○ 론 버클 영화투자자 겸 슈퍼마켓 체인 소유주
○ 톰 행크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제니퍼 로페즈
○ 스티븐 스필버그, 데이비드 게펜,
제프리 카젠버그 등 드림웍스 영화사
공동 설립자
○ 오프라 윈프리 TV 사회자,
조지 클루니,
올리버 스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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