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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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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은 지 채 두 달이 가기도 전에 대대적인 감량 경영에 나서는 세계 유명 기업이 줄을 잇는다.
니시마쓰 하루카(西松遙) 일본항공 사장은 6일 기자회견을 열어 5만3100명에 이르는 그룹 종업원 중 43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본항공은 몇 년 동안 1300여 명에 이르는 조기퇴직자를 모집하고 기본급은 물론 상여금과 퇴직금도 대폭 삭감하기로 했다. 니시마쓰 사장을 포함한 임원들의 연봉은 45∼60%나 깎기로 했다.
이 밖에도 채산성이 맞지 않는 11개 노선을 폐지하고 부동산과 자회사 지분을 매각해 현금 흐름을 개선하기로 했다.
니시마쓰 사장은 이런 노력을 해도 2010년까지 흑자구조가 정착되지 않으면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난다며 배수진을 쳤다.
일본항공은 끊이지 않는 안전사고와 파벌 다툼의 후유증으로 국내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인 전일본항공(ANA)에도 밀리는 등 심각한 위기에 놓인 상태. 하지만 10년 불황을 겪으면서도 꿋꿋이 ‘평생고용’ 문화를 버리지 않은 것이 일본의 경영풍토이기 때문에 일본항공의 대규모 감원계획은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과 달리 종업원 해고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 미국에서는 일주일이 멀다하고 대규모 감원계획이 쏟아져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자동차회사인 다임러크라이슬러는 14일 미국 내 생산직 직원 1만 명을 해고하는 구조조정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비아그라’로 유명한 제약업체 화이자는 1만 명을 감원하는 계획을 지난달 22일 발표했다.
화이자는 올해 140억 달러에 이르는 영업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미국 미시간 주의 연구소 3곳과 뉴욕 등의 공장 2곳도 폐쇄하기로 했다. 독일에 있는 다른 공장 한 곳은 매각하고 일본과 프랑스에 있는 연구소도 문을 닫을 계획이다.
화이자는 감량 계획이 원활히 추진되면 연간 2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을 발행하는 미국 타임사도 타임과 피플,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등 잡지부문 인력 289명을 줄일 계획이라고 지난달 18일 발표했다.
타임사는 이어 같은 달 25일 ‘포퓰러 사이언스’, ‘필드 & 스트림’, ‘페어렌팅’ 등 잡지제호 18개를 스웨덴의 출판사 보니에르 매거진그룹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감원 바람은 잘나가는 정보기술(IT)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세계 2위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모토로라는 내년 중반까지 6만7000여 종업원의 5%에 해당하는 3500명을 줄이겠다고 지난달 19일 발표한 바 있다.
에드 잰더 모토로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통해 향후 2년간 4억 달러의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 올해 들어 구조조정에 나선 세계 주요 기업 | ||
| 기업 | 주요 구조조정 내용 | 발표일자 |
| 다임러크라이슬러 | 생산직 약 1만 명 감원 | 2월 14일(예정) |
| 일본항공(JAL) | 2009년까지 4300명 감원, 퇴직금제도 개선 및 특별조기퇴직 실시, 급여 삭감, 국내 비수익 노선 감편 | 2월 6일 |
| 타임 | 잡지 제호 18개 매각 | 1월 25일 |
| 타임 | 잡지 부문 인력 289명 감원 | 1월 18일 |
| 화이자 | 1만 명 감원, 공장 및 연구소 수곳 폐쇄 및 매각 | 1월 22일 |
| 모토로라 | 3500명 감원 | 1월 19일 |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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