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미야자키현 지사에 코미디언 히가시 무소속 당선

  • 입력 2007년 1월 23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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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만마 히가시▶본명:히가시코쿠바루 히데오(東國原英夫)▶49세▶미야자키 현 출신▶와세다 대 중퇴▶전 탤런트▶현재 연예사무소 대표이사
소노만마 히가시
▶본명:히가시코쿠바루 히데오
(東國原英夫)
▶49세
▶미야자키 현 출신
▶와세다 대 중퇴
▶전 탤런트
▶현재 연예사무소 대표이사
21일 실시된 일본 미야자키(宮崎)현 지사 선거에서 유권자의 반란이 일어났다.

‘보수 왕국’이라 불리던 미야자키 현 유권자들이 행정 경험도 없고 정당과도 무관한 코미디탤런트 출신 소노만마 히가시(49) 씨를 새 지사로 뽑은 것.

전임 지사가 비리 혐의로 기소된 뒤 실시된 이번 선거에서 히가시 씨는 26만7000여 표를 얻어 압도적 1위를 기록하며 경쟁자 4명을 제압했다. 반면 자민당과 공명당의 추천을 받은 관료 출신 후보는 12만여 표를 얻어 3위에 그쳤다.

▽“오염되지 않은 인물이 좋다”=출구조사 결과 히가시 씨에게는 무당파 층과 젊은 층의 표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전과 다른 인물이 좋다” “깨끗하니까”라고 지지 이유를 설명해 기성 정치인에 대한 강한 불신이 묻어났다.

미야자키 현에서는 1959년 이래 지사가 3명밖에 없을 정도로 장기집권이 이어졌고 이들 모두 관료 출신이었다.

미야자키 현 출신인 히가시 씨는 고교 졸업 후 상경해 일본 코미디계를 장악한 ‘다케시군단’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연예 활동 중 와세다(早稻田)대에서 지방자치를 공부하며 나름대로 준비를 해 왔다.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정책으로 호소하는 ‘탈(脫)탤런트’ 전략을 구사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 그는 동료 연예인들의 지원도, 정당의 추천도 거절했다.

그는 당선 인사에서 “모두가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비리로 얼룩져 온 현정(縣政)을 바로잡아 나갈 것을 약속했다.

일본에서 연예인 출신 지사가 탄생하기는 아오시마 유키오(靑島幸男) 전 도쿄도지사와 요코야마 노크 전 오사카부지사에 이어 3번째.

▽기성정치권을 향한 불신=처음에는 ‘거품후보’로 취급됐던 그의 압도적 승리에 일본 정가는 충격에 빠졌다. 미야자키 현은 중의원과 참의원의 5개 의석 중 4개를 자민당이 차지한 곳이어서 여당 추천후보가 패배한 충격은 더욱 컸다.

자민당은 “전 지사가 체포된 직후이기 때문”이라거나 “보수가 2파로 분열한 게 이유”(나카가와 히데나오 간사장)라고 패배 이유를 들었으나 언론은 “현민의 분노를 기성 정당이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권자들은 더는 ‘정치나 행정의 프로’를 신뢰하지 않으며 “정·관·재계 유착의 기득권에 찬 낡은 정치를 깨부숴 달라”는 ‘파괴 표심’이 강했다는 것.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시대에 자민당에 표를 던졌던 무당파 층이 무소속으로 이탈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제1야당인 민주당은 독자 후보를 옹립하지도 못해 지방조직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4월의 통일지방선거, 여름의 참의원선거를 앞둔 일본에서 ‘히가시 쇼크’의 여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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