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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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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도는 일본의 농학자이자 교육자인 니토베 이나조(新渡戶稻造·1862∼1933)가 1900년 미국에서 영어로 출판한 저서. 6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정권의 최대 공약으로 추진하는 교육기본법 개정을 둘러싸고 찬반 양 진영이 모두 정당화를 위한 논리로 무사도를 인용하고 있다.
이부키 분메이(伊吹文明) 문부과학상은 지난달 22일 참의원 교육기본법 특별위원회에서 논란이 되는 ‘전통과 문화를 중시하고 우리나라와 향토를 사랑한다’는 개정안의 문구가 무슨 뜻이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일본인의 규범의식을 가르친 것은 무사도라는 책이다”고 답변했다.
이에 앞서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전 문부상은 지난달 15일 중의원 교육기본법 특위에서 “일본은 (도덕 교육을) 무사도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니토베가 초대 학장을 지낸 도쿄(東京)여대의 교직원들은 무사도를 교육기본법 개정 논리로 동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니토베가 늘 강조했던 ‘정신의 자유’와 ‘동등하게 존중되는 개인의 가치’는 현행 교육기본법이 내걸고 있는 기본 이념이라는 것이다.
이미 100년이 넘게 지난 무사도가 일본에서 다시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은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의 일본어 저서 ‘무사도 해제’가 출간되고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지막 사무라이’가 개봉된 2003년경부터다.
특히 지난해 12월 이후 지금까지 200만 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 ‘국가의 품격’이 “지금 일본에 필요한 것은 민족주의가 아니라 무사도”라고 강조하면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무사도 열풍은 정치 교육 출판계뿐만 아니라 영화계도 강타하고 있다. 잔혹한 운명에 맞서 무사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한 하급 무사의 투쟁을 그린 영화 ‘무사의 체통’은 평일인 1일 개봉돼 단 하루 만에 16만 명을 동원하고 주말 흥행 1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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