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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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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총리는 이날 백서를 통해 “북한, 이란 같은 나라의 핵무기 위협이 있는 상황에서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을 뿐 아니라 위험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핵잠수함 건조를 추진하겠다고 그는 밝혔다.
핵탄두를 장착한 트라이던트 미사일을 탑재하는 기존의 핵잠수함이 낡았기 때문에 최고 200억 파운드(약 36조 원)를 들여 새 잠수함을 건조하겠다는 계획이다.
블레어 총리는 반대론자를 의식해 핵잠수함을 4척에서 3척으로 줄이고 보유 핵탄두를 200기에서 160기로 20% 감축할 수 있다고 타협안을 제시했다.
블레어 총리의 계획은 즉시 뜨거운 찬반 논란을 일으켰다.
여당인 노동당의 상당수 의원을 포함한 반대론자들은 “트라이던트 시스템은 냉전 시대에 고안된 것”이라며 “새로운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데 쓸 돈이 있으면 지구 온난화 방지, 사회 복지 등 다른 좋은 일에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성공회의 로완 윌리엄스 캔터배리 대주교는 “새 핵잠수함 계획에는 필요성, 적법성, 도덕성 논란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이란, 북한 등 이른바 ‘불량국가’들에는 핵 활동을 중단하라고 압력을 넣으면서 영국은 새로운 핵무기 시스템을 추진하는 데에 ‘이중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반면 야당인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당수는 “본질적이며 시의 적절한 제안”이라며 블레어 총리의 계획에 찬성했다. 하원은 협의를 거쳐 내년 3월 새 계획을 놓고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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