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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1월 23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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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민대에서 열린 '동아시아 서원(書院)연구의 현황과 과제' 국제학술대회 기조강연자로 참석한 중국 악록(岳麓)서원의 주한민(朱漢民·52) 원장의 서원사랑은 남달랐다.
악록서원은 976년 후난(湖南)성 창샤(長沙)시에 설립된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서원 중 하나다. 백록동서원, 숭양서원, 응천부서원과 함께 '천하 4대 서원'으로 꼽히던 곳으로 지금까지 남아있는 200여 서원 중 유일하게 석박사 학위 과정을 둔 서원이기도 하다.
"중국의 서원은 청대에 거의 관학(官學)화한 까닭에 광서 27년(1901년) 전국의 서원은 서양식 학문을 가르치는 학교로 바뀝니다. 악록서원도 이때 후난고가 됐다가 1920년 후난대로 발전했습니다. 서원 건물은 중일전쟁 중 폭격으로 사라졌다가 1980년대 복원됐고 악록서원도 1990년 후난대의 인문대학원으로 부활했습니다."
한때 4000여개에 이르던 중국서원 중에서 국가유적으로 지적된 것은 악록서원과 주희가 복원한 백록동서원, 그리고 소동파가 유배시절에 세웠다는 하이난도(海南島)의 동파서원 3곳뿐이다. 주 원장은 악록서원 부지에 지하1층 지상2층 2000여평 규모로 세계 최초의 서원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악록서원은 설립자가 북송의 유학자 주동(朱洞)이고, 남송의 주희(朱憙)가 강학한 곳으로 유명한데 여기에 주 원장을 더해 '3주(朱)의 서원'이라는 우스갯말도 나온다고 한다.
주 원장은 "서양학문이 지식전달에 주력한다면 동양학문은 지식전달뿐 아니라 인격함양을 동시에 추구했다는 점에서 전통의 복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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