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호텔 투자자들 “법적 투쟁”

  • 입력 2006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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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중국명 창바이·長白 산)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철거를 강행하려는 창바이산보호개발구관리위원회를 상대로 본격적인 투쟁에 나섰다. 북한 국적의 재일교포가 운영하는 장백산국제관광호텔(대표 박정인)은 25일 중국 지린(吉林) 성 상무청 외국인 투자 기업 고발처에 의견서 형식의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호텔 측은 “건축 당시 중국 환경평가 전문가들의 동의를 받았고, 건축양식과 외관 역시 주위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며 “폐수처리시설도 선진적으로 갖춰 모두 기준에 맞게 처리하고 있는데 무조건 철거하겠다고 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린 성 상무청은 고소장이 접수됨에 따라 조만간 백두산 북쪽 등산로 브이(V)자 협곡의 실사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실사 결과 상무청이 호텔 측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창바이산관리위의 산문(山門) 내 호텔 철거 방침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투자자들도 공동 논의를 거쳐 법적 투쟁에 돌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 선양(瀋陽) 주재 북한 총영사관은 20일 지린 성 정부에 외교각서 형태의 협조공문을 보내 “장백산국제관광호텔의 계약 만료 시점이 2025년인데도 환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시설의 철거를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요구한 것은 유감”이라고 항의했다.

창바이산관리위는 등산로 산문 내 시설물을 늦어도 올해 말까지 모두 철거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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