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야스쿠니 신사 참배 나치 묘에 꽃바치는 것과 같아”

  • 입력 2006년 9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는 유대인을 학살한 헤르만 괴링 등 나치 인사의 무덤에 꽃을 바치는 것과 같다.”(톰 랜토스·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가 13일 일본의 군대 위안부 동원 관련 결의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14일에는 ‘일본 과거사 청문회’를 열어 일본 과거사 정책의 문제점을 맹렬히 비판했다.

청문회를 진행한 헨리 하이드(공화) 국제관계위원회 위원장은 “야스쿠니신사가 젊은이들에게 ‘제2차 세계대전은 서방으로부터 아시아를 해방시키기 위해 감행한 것’이라고 가르치는 데 대해 당혹스러움을 느낀다”면서 “한국과 필리핀에서 만난 그 누구도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랜토스 의원은 “차기 일본 총리에 대한 나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전범들에게 애도를 표하는 것은 도덕적인 파탄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주변국 침략을 정당화하는 역사교과서를 승인한 것과 관련해 “비록 소수의 학교가 이런 교과서를 사용하고 있지만 다른 동북아 국가들에는 매우 시끄럽게 들리는 일”이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미 의회가 일본 및 주변국 간 긴장관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청문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일본의 과거사 왜곡에 불개입 방침을 고수해 온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태도와 구별된다. 이는 일본의 차기 정권이 주변 국가와의 관계 회복에 나서도록 미국이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한일관계 ‘다케시마 분쟁’으로 악화”

‘일본통’ 그린 前보좌관 日에 우호적 증언 일관▼

14일 미 하원 ‘일본 과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일본통’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이 독도를 ‘다케시마’로 부르는 등 줄곧 일본에 우호적인 태도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그린 전 보좌관은 독도를 둘러싼 한일 양국 간 분쟁을 줄곧 일본 측 명칭인 ‘다케시마 분쟁’으로 표현하며 “이 분쟁이 양국 내 정치 상황과 맞물리고 양국 간 적대감이 심화되면서 양국 교류를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그린 전 보좌관은 중-일 관계에 비해 한일 관계가 건전하지 못하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중국이 현명하게도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문제와 관련해 일본 신임 총리로 유력시 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을 코너로 몰지 않고 있는 반면 한일 관계는 그렇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그린 전 보좌관은 “1998년 당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총리는 과거사에 대해 사죄하지 않았다. 회담 후 한일 간 교류는 활발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회 속기록에 기록된 그린 전 보좌관의 이 같은 주장과 달리 1998년 10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한일 공동선언’에서는 (일본의)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라는 부분이 명기됐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