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외교, UN총장 예비투표 연속1위…반대표 1표의 정체는?

  • 입력 2006년 9월 15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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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는 다른 국가 외교관들로부터 온 축하전화를 받느라 분주했다.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차기 유엔사무총장을 뽑기 위해 실시한 2차 예비투표에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1위를 했기 때문이다. 반 장관은 7월 1차 투표에서도 1위를 했다. 더구나 이날 찬성표는 14표로 1차 투표에 비해 2표가 늘었다.

반 장관은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서 확실한 선두주자로 부상한 것일까. 답은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앞으로 경쟁력이 있는 후보가 등장하면 '게임의 법칙'이 언제든지 순식간에 바뀔 것으로 보인다.

현 코피 아난 총장도 미국이 당시 부트로스 갈리 전 사무총장에 대해 끝까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마지막 순간 후보군에 합류해 당선됐다.

2차 예비투표 결과에서 에서 가장 먼저 눈에 뜨이는 대목은 1차에 이어 또다시 반대표가 1표 나왔다는 점. 반대표는 1차 투표 때와 같은 국가에서 나온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유엔 주변에서는 반기문 장관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국가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표 1표의 정체'에 대해서는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비밀투표이기 때문에 투표 당사자 외에는 알 수가 없다. 한 때 한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일본이 '반대 1표'의 주인공일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일본이 반대표로 얻을만한 실익이 없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반대표 1표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에서 나왔다면 이야기가 복잡해진다. 상임이사국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갈리 전 사무총장의 경우 15개 이사국 중 14국의 찬성을 얻었지만 미국의 계속된 거부권 행사가 결국 재선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유엔 주변에선 이번 선거에서 스라끼앗 사티아라타이 태국 부총리의 움직임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가 중도 사퇴할 경우 고촉통 전 싱가포르총리 등 경쟁력을 갖춘 후보가 아세안 대표로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모두 싱가포르 후보를 강력하게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싱가포르 후보가 나오면 상당한 본선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초 입후보한 자이드 알-후세인 유엔 주재 요르단 대사가 4위에 그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아랍후보에 대한 견제론과 상대적으로 너무 젊은 나이(42)가 마이너스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는 28일 3차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28일은 유엔 총회가 끝난 뒤이기 때문에 이를 계기로 유엔사무총장 선거전도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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