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석학 폴 케네디 교수 “한국, 작전권환수 때가 아니다”

  • 입력 2006년 9월 15일 03시 02분


세계적 석학(碩學)인 미국 예일대 폴 케네디(61·역사학) 교수는 13일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장기적으로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지금은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고 밝혔다.

베스트셀러 ‘강대국의 흥망’의 저자인 케네디 교수는 13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본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9·11테러 이후 세상은 좀 더 취약해지고 위험해졌으며, 더 변덕스럽고 불확실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1, 2년 정도 더 기다려 세상이 조용해진 후에 전시작전권 환수를 추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미동맹의 현주소에 대해서는 “한쪽 국민이 상대편을 싫어하기 시작하면 상대방은 당연히 상처를 받고 화를 낼 것이며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주한 미국대사가 만약 (한미동맹 약화에 대해) ‘걱정 마라, 그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해도 그걸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지정학적 현실을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마리의 코끼리들에 둘러싸인 개미’에 비유한 뒤 “한국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외교력을 길러야 한다”고 당부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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