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중 비판 만화 서점 점령…‘혐한류’ 1년만 83만부 팔려

  • 입력 2006년 9월 9일 03시 03분


코멘트
일본 도쿄(東京)의 초대형서점 기노쿠니야(紀伊國屋) 1층 한구석에는 베스트셀러 만화책만 모아놓은 테이블이 있다.

이곳에 전시된 것은 혐한류(嫌韓流) 관련 서적이나 ‘전쟁론’, ‘황실입문’, ‘김정일 연구’ 등 일본 보수우익의 시각을 대변하는 만화책이 대부분이다.

한국이나 중국의 역사인식이나 대일관계를 비판하는 ‘반한(反韓), 반중(反中)’ 만화책들이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8일 보도했다.

최근에 발간된 것은 만화 ‘그리고 중국의 붕괴가 시작된다’(아스카신샤 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하느냐 마느냐로 시끄럽던 지난달 초 서점가에 나왔다.

초판 3만 부를 낸 출판사는 이 책이 발매 다음 주부터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자 2만 부를 더 찍기로 했다. 최근 일본 출판계에서는 3만 부를 넘으면 ‘히트작’. 해마다 ‘종전기념일’이 낀 8월이면 ‘중국 대목’이라는 게 출판사 관계자의 말. 이 출판사는 지난해 8월에도 ‘만화 중국입문-귀찮은 이웃 연구’를 펴내 18만 부를 팔았다.

이보다 더 ‘잘나가는’ 게 한국을 비하한 만화책이다. 지난해 9월 발매된 ‘만화 혐한류’(신유샤 간)는 46만 부가 팔렸다. 한국에 대한 비하와 왜곡으로 점철된 이 책은 20, 30대 젊은 남성들이 주요 독자층. 이후 발매된 속편과 관련 무크지 ‘혐한류 실천 핸드북’ 등을 합하면 모두 83만 부가 팔렸다고 한다. 무크지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모독한 만화도 실려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으로 한국 및 중국 관계가 엉클어진 현실과 출판사들의 상업주의 탓에 당분간 이어질 듯하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