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거물 리버먼의원 ‘이라크전 지지’ 역풍 맞나

  • 입력 2006년 8월 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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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미국 대통령선거 당시 민주당 앨 고어 후보의 러닝메이트였던 조지프 리버먼(코네티컷 주·사진) 상원의원의 재선 여부가 11월 실시될 미국 중간선거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리버먼 의원은 워싱턴 정가에서 막강한 영향력과 지명도를 갖고 있는 3선의 상원의원. 그러나 이라크전쟁을 지지했고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가깝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8일(현지 시간)로 예정된 당내 예비경선 통과 여부가 불확실하다.

현역 의원 프리미엄이 큰 미국에서 3선의 상원의원이 당내 예비경선에서 탈락하는 일은 좀처럼 없다. 그러나 그는 코네티컷 민주당원들을 상대로 한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백만장자 출신의 정치신인 네드 라모트 후보에게 뒤지고 있다.

라모트 후보는 경선을 ‘이라크전쟁에 찬성했던 정치인 대 이라크에서 미군 철수를 주도할 정치 신인’ 구도로 쟁점화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라모트 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줄곧 “리버먼 의원은 부시 대통령 편”이라고 비판했다. 또 ‘리버먼 의원=공화당 정책에 찬성하는 배신자’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데 주력했다. 민주당원들이 부시 대통령을 누구보다도 싫어한다는 점을 활용한 선거 전략이었다.

리버먼 의원도 반격에 나섰다. 그는 민주당원들이 누구보다 좋아하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해 지지 연설을 이끌어냈다. 또 최근에는 부시 대통령과의 차별성 부각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2004년 대선 당시 민주당 경선에 나섰던 것도 부시 대통령의 정책이 옳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원들이 무책임한 반전(反戰) 후보를 선택하면 공화당만 좋아할 것”이라고 역공을 폈다.

최근 들어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어 예비경선 결과는 점치기 힘들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분석.

한편 리버먼 의원은 지난달 “당내 경선에서 탈락하면 무소속 후보로 11월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코네티컷 주 유권자는 210만여 명. 이 중 민주당원은 70만2000명으로 공화당원(45만6000명)보다 많지만 무당파 유권자가 94만여 명에 이르기 때문에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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