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갈수록 과열

  • 입력 2006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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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가 줄기차게 과열로 치닫는 이유는 뭘까.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체제가 출범한 2003년 이후 중국 정부는 금리 인상과 대출 억제 등 강력한 경기억제책을 쓰고 있으나 경기는 되레 과열돼 가는 양상이다.

이는 중앙정부의 정책 실기와 정책 사이의 충돌도 원인이지만 경기 과열을 부추기는 지방정부의 ‘검은손’이 주 요인이라고 홍콩의 원후이(文匯)보가 24일 보도했다.

▽경기 과열과 거시 조정=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999년 7.6%를 기록한 이후 거의 매년 상승했다. 특히 2005년은 9.9%였지만 2003년, 2004년은 두 자릿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1∼6월) 성장률은 10.9%. 2분기(4∼6월)만 놓고 보면 11.3%로 최근 10년 새 최고 수치다.

후 주석을 비롯한 4세대 지도부는 성장을 중시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3세대 지도부와 달리 경기 과열을 잡기 위해 이른바 ‘훙관탸오쿵(宏觀調控·거시 조정)’을 시행하고 있다.

2003년 하반기부터 강력한 경기 과열 억제책을 시행했고, 지난해 7월엔 사실상의 고정환율제를 복수 바스켓 통화제로 바꾸는 등 환율제도 개혁을 단행했다. 올해 4월엔 대출 억제를 위해 대출 금리를 5.58%에서 5.85%로 올렸다. ▽과열 억제 왜 안 되나=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로 지방정부를 꼽고 있다. 경기가 활성화될수록 가장 큰 이득을 보는 집단이 바로 지방정부라는 것. 이 때문에 지방정부는 경기 과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동산 개발을 부추기고 있다.

농민의 토지를 판매가의 1%에 징발해 건설업자에게 100배에 되팔아 엄청난 이득을 챙긴다. 토지에 건물이 들어서면 부동산 세금도 거둘 수 있다. 건축 경기가 활성화돼 지역의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 지방정부에 대한 평가도 좋아진다. 1석 3조인 셈이다. 올해 1∼5월 지린(吉林) 및 안후이(安徽) 성과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고정자산 투자증가율은 무려 50%를 넘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류위후이(劉煜輝) 연구원은 “현재 토지는 지방정부의 야오첸수(搖錢樹·‘돈줄’이라는 뜻)”라며 “이게 거시 조정 정책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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