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 총서기 경선으로 뽑자”

  • 입력 2006년 7월 14일 03시 08분


코멘트
“중국 공산당도 베트남을 본받아 경선을 통해 총서기를 뽑자.”

‘황푸핑(皇甫平)’이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개혁파 저우루이진(周瑞金·67·사진) 전 런민(人民)일보 부(副)총편집장이 최근 이 같은 내용의 파격적인 글을 톈이왕(天益망·www.tecn.cn)이라는 인터넷에 올려 파장이 일고 있다.

홍콩의 친 중국계 신문 다궁(大公)보 등 홍콩과 중국의 언론들은 13일 저우 전 부총편집장이 ‘베트남 개혁에 관심을 갖자’는 제목으로 올린 글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올해 4월 베트남 공산당의 전당대회 소식을 전하며 내년 가을 예정된 중국 공산당 17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베트남 공산당처럼 ‘차액(差額)선거’를 통해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액선거란 당선할 수 있는 인원보다 더 많은 사람이 입후보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반드시 경선을 통해 선거가 이뤄지고 입후보자 중 일부는 낙선할 수밖에 없도록 한 제도.

중국 공산당은 중앙위원의 선출은 차액선거를, 총서기를 비롯한 정치국원과 상무위원, 성(省) 서기는 ‘등액(等額)선거’를 각각 채택하고 있다. 등액선거는 한 명의 후보에 대해 찬반투표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당 최고지도부가 미리 후보 명단을 작성하면 이를 중앙위원들이 토의한 뒤 찬반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경선의 요인이 전혀 없다. 따라서 중국은 지금까지 중앙위원들이 최고지도부가 작성한 후보 명단을 부결시킨 전례가 없다.

저우 전 부총편집장은 “중국의 경제체제 개혁은 일정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반드시 정치개혁을 진행해야 한다”며 “베트남 공산당의 최근 개혁은 중국 공산당이 본받을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베트남 공산당은 총서기를 비롯한 모든 간부에 대해 차액선거를 실시했다”며 “이 대목에서 중국 공산당과의 격차가 정말 크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중앙위원이 총서기에게 직접 질의를 할 수 있도록 한 점, 전당대회 전에 보고서 초안을 공개해 당원들이 토론할 수 있도록 한 점, 국회가 정부에 대해 질의를 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배워야 할 사항으로 꼽았다.

1991년 상하이 (上海)에서 발행되는 제팡(解放)일보에 황푸핑이라는 필명으로 1989년 톈안먼(天安門)사태 이후의 중국 내 보수적 분위기를 혁파하는 4편의 글을 발표해 유명해진 저우 전 부총편집장은 이후에도 줄곧 중국의 민주화와 개혁을 촉구하는 글을 써오고 있다.

그는 현재 상하이 과기대 겸직교수 및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생 지도교수이다. 한편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당원 4만4738명을 출당 조치했다고 13일 밝혔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