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지고 모스크 뜨고 ‘독일 종교의 재구성’?

  • 입력 2006년 7월 4일 0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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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네 수녀는 요즘 독일 만하임 시 융부쉬 구역에 있는 성당에서 한숨을 내쉬고 있다. 1960년대 이 성당은 일요일마다 2000명이나 되는 신자가 모여 미사를 올렸다. 오늘날 이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는 신자는 150명에 불과하다.

시모네 수녀의 기분이 언짢은 이유는 또 하나 있다. 최근 이 성당 바로 옆에 모스크(이슬람 사원)가 문을 연 것이다. 모스크에는 매주 3000명이나 되는 신자가 모인다.

일간지 디벨트는 2일자 일요판에서 독일 도시들의 모습을 바꾸고 있는 이슬람의 강세를 소개했다. 그동안 뒷골목에서 의식을 행하던 무슬림이 21세기 들어 약속이나 한 듯 대도시에 모스크를 세우고 있으며 이는 도시의 문화와 분위기마저 바꾸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독일은 기독교민주당(CDU) 당수가 총리로 재임하고 있으며 현 교황을 배출한 나라. 인구의 3분의 2가 종교란에 ‘기독교인’이라고 쓴다. 그러나 매주 종교의식에 참여하는 기독교인의 수는 1950년대 1200만 명에서 최근 40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2002년부터 4년 동안 함부르크와 슐레스비히홀스타인 주에서만 20곳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

이에 비해 독일에 거주하는 350만 명의 무슬림 대부분은 열성적으로 종교의식에 참여한다. 대부분 터키에서 온 이주 노동자다. 독일터키이슬람종교연맹(DITIB)은 산하에 860곳의 모스크를 두고 있다. 이 단체는 터키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 모스크들이 도시 한복판으로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쾰른의 경우 12만 명의 무슬림이 거주해 기독교세를 압도한다.

프랑크푸르트=유윤종 특파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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