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밤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와의 회동에서 모리 전 총리가 "후계자 지명 같은 일은 하지 않는 게 좋다. 거론되는 후보들이 모두 당신에게 협력하지 않았느냐"고 말하자 "서로 후계문제는 말하지 않기로 하자"고 화답했다는 것.
모리 전 총리는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관방장관이 속한 모리파 회장이며 고이즈미 총리도 모리파 출신이다.
아베 장관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고이즈미 총리가 후계지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반(反) 고이즈미, 비(非) 아베' 진영의 결속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아베 장관이 7월 G8(선진 7개국+러시아) 회담 후에 출마를 선언한다는 계획을 밝힌 데 비해 후쿠다 전 장관은 출마여부에 대해 침묵하고 있어 '비 아베' 파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심지어 8월 15일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여부를 본 뒤 출마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추측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후쿠다 전 장관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무파벌인 요사노 가오루(輿謝野馨) 경제재정상이나 즈시마(津島) 파인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방위청 장관을 옹립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18일로 국회 회기가 끝남에 따라 자민당은 다음 주부터 3개월여에 걸친 포스트 고이즈미 경쟁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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