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지진 사망자 5700명 육박…인근 화산 하루 150차례 분출

  • 입력 2006년 5월 3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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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중부 자바 섬의 강진으로 5700명 가까이 사망했다고 인도네시아 정부가 30일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는 매몰된 주민들을 감안하면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계 22개국이 지원을 약속하고 구호품을 실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의 화물기가 피해지역에 도착했지만 열악한 도로 사정이 구호의 손길을 가로막고 있다.

AP통신은 이번 강진으로 집 잃은 이재민이 20만 명에 이르며, 수천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돈과 구호품을 구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민들은 40kg 정도의 쌀로 2000명의 끼니를 해결해야 할 정도로 비참하게 살고 있다.

압둘 아지즈 아마드 말레이시아 구조팀장은 “생존자나 시신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구조팀은 29일 하루 종일 반툴 지역에서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단 한 구의 시신만을 찾았을 뿐이다.

국제적인 구호단체들이 속속 들어오면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피해지역에 임시 집무실을 차렸다. 그는 “단 1달러의 구호자금도 잘못 사용되는 것을 묵과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15일부터 연기와 용암을 분출해 온 욕야카르타 인근 므라피 화산의 활동이 이번 지진 후 3배나 증가한 것으로 관측돼 이재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하루 평균 50차례였던 므라피 화산의 화염 분출 횟수가 지진 발생 이후 150차례로 늘어났다. 30일 오전부터는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용암이 분출되기 시작했으며 화산재가 4km 떨어진 지역까지 날렸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브루하누딘 압둘라 총재는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본 욕야카르타 지역이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불과하다”면서 “국제사회가 걱정하는 만큼 지진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30일에도 동쪽 끝의 파푸아 지역에서 리히터 규모 6.0의 강진이 발생해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으나 인명이나 재산 피해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날 지진은 낮 12시 28분(한국 시간) 중부 고원지대 와메나 지역 북쪽 115km 지점에서 일어났으며, 주도인 자야푸라에서도 진동이 느껴졌다.

한 경찰관은 “와메나 지역에선 지진이 아주 강력하게 느껴졌다”면서 욕야카르타 지진의 뒤끝이어서 주민들이 더욱 공포에 사로잡혔다고 말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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