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메르켈총리, 노조에 ‘전면전’ 선포

  • 입력 2006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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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노조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메르켈(사진) 총리는 24일 베를린에서 열린 독일노조연맹(DGB) 총회에 참석해 최근 DGB가 요구한 시간당 7.5유로(약 9000 원)의 최저 급여 보장을 단호히 거부하는 한편 독일 노동운동의 변화를 강력히 촉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DGB가 주장하는 최저 급여 보장제는 일자리 창출에 악영항을 주며 업종별로 다른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예전보다 더 많은 나라가 국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앞으론 우리가 성취했던 삶의 질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뒤 “올바른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자는 결국 스스로가 의문시되기 마련”이라며 DGB의 개혁을 정면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일간지 한델스블라트를 비롯한 독일 언론들은 메르켈 총리의 강력 발언으로 총회장이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가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노동운동에 대해 전반적인 견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어 독일 노동운동의 상징 격인 ‘노사공동결정제’로 공격의 방향을 옮겼다. 그는 “독일의 경쟁국들은 노조가 경영에 참여하는 데 완전히 다른 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해야 한다”며 노사공동결정제가 이사회의 의사 결정을 늦추고 독일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성토했다. 독일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은 노조 대표 3명 이상이 이사회에 참석해 함께 의사 결정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유윤종 특파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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