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 사드르 ‘이라크의 희망’… 시아파 이끌며 對美 투쟁

  • 입력 2006년 2월 2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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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라크 내전을 막을 수 있을까.’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는 시아파의 젊은 강경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33)의 이름을 거론했다.

시아파의 아스카리야 사원 폭탄 테러 이후 내전 위기에 빠진 이라크에서 사드르가 핵심 인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

22일 테러 발생 직후 이라크 정치인들은 수니파와 시아파 양측에 폭력과 보복 자제를 촉구했지만 아무 효과가 없었다. 결국 이라크 정부는 사태 진정을 위해 종교 지도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서방 언론들은 이 가운데 특히 사드르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사드르가 이끄는 메디 민병대는 사원 테러 직후 수니파 사원에 대한 보복 공격을 주도했다. 그러나 하루 뒤 사드르가 “누구든 무슬림을 공격하는 사람은 무슬림이 아니다”며 폭력 사태 중단 방침을 밝히자 민병대는 수니파 사원의 보호세력으로 탈바꿈했다. 그는 또 시아파 보호에 실패한 미국을 비난하는 한편 미군 철수를 거듭 강조했다.

타임은 이라크 내 종파 간 분쟁이 깊어진 가운데 사드르를 이라크 통합의 ‘희망’으로 꼽았다.

사드르는 1월 총선에서 시아파 연합의 ‘핵심 막후 인물’로 부상했다. 그의 주요 지지 기반은 바그다드 동부에 거주하는 300여만 명의 시아파. 종파 간 내전의 최전방에는 그를 추종하는 메디 민병대가 있다. 또 미국에 대항하는 그의 강경 노선에 대한 지지층의 신뢰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사드르는 젊은 시아파 지도자 중 한 명에 불과했지만 미군에 협조적이었던 주류 시아파 지도자들과 달리 대미 무력투쟁을 주도하면서 젊은 층과 빈민층의 강력한 지지를 얻기 시작했다.

사드르가 총리 선거에서 이브라힘 자파리를 초대총리로 만드는 ‘킹 메이커’로 입지를 굳힌 데 이어 앞으로 내전 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여한다면 이라크 정계의 최대 실력자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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