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평가 앞둔 부시, 히든카드 뭘까

  • 입력 2006년 1월 3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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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사진) 미국 대통령의 31일 연두 국정연설을 앞두고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올해 국정연설은 국내문제에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2002년 ‘악의 축’ 연설과 같은 폭탄 발언이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6년차 징크스’ 탈피?=지난해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상황 악화와 허리케인 늑장 대응, 영장 없는 도청 논란 등 잇단 악재 탓에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지 않고선 연말 중간선거에서 승리를 기약할 수 없다. 11월 7일 실시되는 중간선거는 하원 전원과 상원 3분의 1을 새로 뽑는 사실상의 집권 2기 중간평가나 다름없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부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35(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42%(CBS방송과 뉴욕타임스)에 불과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재선 2년차 중간선거에서 대부분 크게 패하는 ‘6년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이번 국정연설은 부시 대통령에겐 그간의 실점을 만회하고 새로운 전환을 모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새로운 정책방향을 담은 메시지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현안에 초점=이번 국정연설에서 부시 대통령은 건강보험 이민정책 재정적자 등 국내 현안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공화당의 핵심 기반인 골수 우파세력 확보에 치중할 것인지, 아니면 중도세력까지 포괄하는 저변 확대를 꾀할 것인지를 놓고 관측이 분분하지만 기존 정책노선에서 크게 변화할 것 같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부시 대통령은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한편 기존 에너지 정책에 대한 비판론을 무마하기 위해 에너지 절약 기술의 연구·개발 계획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정치현안인 영장 없는 도청 논란에 대해선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전시 최고지휘관’으로서 당연한 결정”이라는 주장을 통해 정면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정책 현안은?=이라크 문제와 관련해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총선이 원만히 치러지고 조만간 새 정부가 구성되는 등 ‘성공 지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적지만 상징적인’ 이라크 주둔 미군의 부분 철수를 선언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같은 이라크 상황과 맞물려 부시 대통령이 과거 ‘정권교체(regime change)’에 집중하던 단기 처방에서 벗어나 장기 전후 관리정책 등 ‘국가건설(nation-building)’로 중심을 옮겨가는 외교안보전략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북한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제안이 나올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다만 이란 핵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를 요구하는 강경한 방침에 맞춰 북한 위조지폐 논란에 대한 더 분명한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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