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린 폴리시誌 ‘2005 작지만 파장 클 10大뉴스’

  • 입력 2005년 12월 1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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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도 잇단 자연재난과 교황의 선종, 계속되는 이라크의 혼란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지구촌 톱뉴스를 장식했다. 그러나 작지만 의미 있는 사건도 적지 않았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파편처럼 불쑥 튀어나온, 하지만 향후 몇 년 안에 적지 않은 파문을 불러일으킬 사건들을 모아 ‘2005년 놓쳤을지 모를 10대 뉴스’를 선정해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큰 사건에 가려 있지만 앞으로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숨은 1인치’ 뉴스 모음인 셈이다.》

▽좀비(되살아난 시체) 유럽헌법=프랑스와 네덜란드는 국민투표에서 유럽헌법을 부결시켰다. 유럽 통합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인가? 아니다. 유럽방위청, 유럽우주계획, 유럽외교단 설립 등 유럽헌법의 12가지 주요 내용은 그대로 실행되고 있다. 일부는 “프랑스나 네덜란드 사람들이 헌법을 반대한 게 아니다”고 주장한다.

▽북한 권력승계의 향방=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10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과의 만찬자리에 둘째 아들 김정철과 동석해(한국 정부는 “확인해 보니 사실이 아니더라”고 발표) 김정철이 후계자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선언하기까진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새로운 연합군=사설보안업체들이 콜롬비아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남미의 전직 게릴라와 군인들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 이들 용병 중엔 마약거래로 악명 높은 이들이 상당수다. 사설업체가 이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이들은 죽더라도 큰 뉴스가 안 되기 때문이다.

▽방향 바뀐 온실가스 바람=2000년부터 2003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0.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탄 받던 미국이 ‘환경대국(Green Giant)’이 되는 것인가? 아닐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든 것은 중화학 공업이 대거 개도국으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인도 극좌파의 세력 확장=마오쩌둥(毛澤東)주의 극좌정당이 인도 남부의 오리사와 안드라프라데시 주 등 동부와 남부의 여러 주를 장악했고 방갈로르 하이테크센터 근처까지 접근하고 있다. ‘기술 붐(tech boom)’만이 인도에서 나오는 뉴스가 아니다.

▽진심 담긴 말실수=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8월 대만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주권국가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정책이 변화하는 것인가? 중국과 대만은 논평을 삼갔지만 언젠가 문제 삼을 것이다.

▽다시 고개 드는 테러 캠프=9·11테러 이후 파키스탄은 테러 캠프에 대한 소탕작전을 벌여 그 대가로 미국 F-16 전투기 구입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테러 캠프가 다시 파키스탄 서북쪽에서 생겨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측은 파키스탄이 탈레반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가는 해상 미사일방어(MD)=그동안 미국의 지상배치 MD 요격실험은 번번이 실패했지만 해군은 11월 해상배치 MD 요격실험에 성공했다. 물론 해상배치 MD는 한계가 있다. 목표물이 내륙 깊숙이 있거나 미사일 발사 초기단계에만 효과가 있다. 하지만 북한 근처라면?

▽불투명한 유가 전망=2010년 석유수출국기구(OPEC) 비회원국들의 석유생산량이 정점에 이르러 그 이후엔 OPEC 회원국들의 석유매장량과 생산쿼터에 따라 석유가격이 결정될 전망이다. OPEC는 불투명성으로 악명이 높다. 향후 유가 전망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부상자 많은 미군=이라크 주둔 미군의 부상자 대 사망자 비율은 7 대 1(베트남전쟁 당시 3 대 1)로 사상 최고의 부상자 비율을 나타내 보이고 있다. 사망자 2100명에 비해 부상자는 1만5500∼2만748명에 이른다. 그에 따르는 비용과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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