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어스 美대법관 내정자, 30년 남자친구 새삼 화제

  • 입력 2005년 10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30년간 사랑과 우정을 키우고 있는 미국 연방대법원 판사 내정자 해리엇 마이어스(왼쪽) 씨와 그의 친구인 네이선 헥트 텍사스 주 대법원 판사가 1998년 한 행사장에서 함께 찍은 사진. 연합뉴스
30년간 사랑과 우정을 키우고 있는 미국 연방대법원 판사 내정자 해리엇 마이어스(왼쪽) 씨와 그의 친구인 네이선 헥트 텍사스 주 대법원 판사가 1998년 한 행사장에서 함께 찍은 사진. 연합뉴스
“그들이 진정으로 사랑한 것은 법률가로서의 일이었다.”

해리엇 마이어스(60) 미국 연방대법원 판사 내정자의 30년에 걸친 한 남자와의 사랑과 우정이 화제가 되고 있다.

상대는 5세 연하의 네이선 헥트 텍사스 주 대법원 판사.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텍사스 주 댈러스의 남부감리대 로스쿨을 졸업한 직후인 1975년.

시골 밀 농장에서 성장한 헥트 판사와 고교 시절 테니스팀에서 활동한 도시 출신 마이어스 내정자는 로스쿨을 졸업한 뒤 한 로펌(법률회사)에서 함께 일하면서 가까워졌다.

이들은 헥트 판사가 다니던 교회 목사의 이동식 가옥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했고 주변 사람들은 두 사람이 결혼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30년이 지난 지금도 독신이다. 가족처럼 가깝게 지내면서도 결혼은 하지 않는 두 사람의 관계를 친구들도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보수적이면서도 자신들의 사랑과 일을 위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현대적이고 비전통적인 독신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것.

헥트 판사는 1989년 마이어스 내정자를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소개했고 중도 성향이었던 그를 보수주의자로 변신시켰을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다. 마이어스 내정자도 헥트 판사의 든든한 지원자였음은 물론이다.

두 사람 모두와 절친한 브래디 스파크스 변호사는 “그들은 자신들의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했지만 짧은 인생에서 꼭 선택해야 할 카드 가운데 하나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텍사스 주 대법원에서 가장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헥트 판사는 보수와 진보 양 진영으로부터 공격 받고 있는 마이어스 내정자를 위해 대변인을 자청하고 있다. 기자들과 보수단체에 마이어스 내정자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

헥트 판사는 “우리는 가깝고 좋은 친구 사이로 식사도 같이하고 1년에 두세 번 영화관에도 같이 간다”면서도 “하지만 서로를 로맨틱한 상대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