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창조론 ‘그랜드캐니언의 대결’

  • 입력 2005년 10월 8일 03시 08분


코멘트
최근 미국에서 진화론 대 창조론 논쟁이 붙으면서 관광지로 유명한 미국 그랜드캐니언에서도 양측의 논리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최근 미국에서 진화론 대 창조론 논쟁이 붙으면서 관광지로 유명한 미국 그랜드캐니언에서도 양측의 논리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대협곡으로 유명한 미국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을 찾는 관광객은 매년 450만 명에 이른다. 그런데 그랜드캐니언이 최근 미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진화론 대 창조론 논쟁의 대결 장소가 됐다고 뉴욕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2003년에 창조론의 관점에서 그랜드캐니언 형성 과정을 다룬 ‘그랜드캐니언, 다른 견해’라는 책을 쓴 톰 베일 씨는 별도의 관광단을 조직해 그랜드캐니언 곳곳에 숨겨져 있는 창조론의 증거를 보여 주고 있다.

베일 씨에 따르면 그랜드캐니언은 4500년 전 대홍수에 의해 형성됐고, 협곡의 형태나 바위굴곡 등이 이를 분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그의 책은 이미 그랜드캐니언 공원에서 4만 부가 팔렸을 정도로 인기다. 그가 조직한 관광단도 참가자가 매년 200명에 이른다.

다른 한편에서는 ‘전미과학교육센터’가 그랜드캐니언 형성 과정을 과학의 눈으로 보여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단체는 공교육에서 창조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에 반대하는 단체.

전미과학교육센터에 따르면 그랜드캐니언은 200만 년 전에서 500만 년 전 사이에 형성됐다. 이 단체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과학자들이나 과학 교사들이 중심을 이룬다.

두 단체는 똑같은 그랜드캐니언을 탐사하면서도 관점 차이 때문에 그랜드캐니언에 대해 완전히 다른 결론을 내린다. 창조론자들은 탐사 도중에 발견한 조개화석 구조에 대해 “그랜드캐니언이 갑작스러운 홍수에 의해 형성됐음을 보여 주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반면 진화론자들은 같은 화석을 보고도 “홍수가 아닌 잔잔한 물속에 묻혀 있다가 화석이 된 것”이라고 말한다. 그랜드캐니언을 둘러싼 이 같은 논쟁은 ‘시각’이 ‘생각’을 결정하는 점을 보여 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