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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0월 5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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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EU 25개국 외무장관들은 룩셈부르크에서 회담을 갖고 이슬람 국가 터키의 EU 가입 문제를 둘러싼 이견을 해소했다. 터키의 EU 가입 협상을 즉시 시작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밤 룩셈부르크에서는 역사적인 ‘터키의 EU 가입 협상’ 시작을 알리는 개막 행사가 열렸다.
1959년 터키가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신청서를 낸 지 무려 46년 만의 일이다.
지난해 12월 EU 25개 회원국 정상들은 터키의 가입이 기독교 문명인 EU와 이슬람 세계 사이에 다리를 놓게 될 것이라며 ‘2005년 10월 3일 가입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3일까지도 오스트리아가 강력히 반발했다. 겉으로는 터키가 유럽의 식구가 되기에는 너무 가난한 데다 7000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EU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은 이웃 나라인 크로아티아의 EU 가입 협상 재개를 이끌어내려는 연계 전략이었다. 크로아티아는 유고 전범 인도 문제에 협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입 협상이 보류됐다. 결국 카를라 델 폰테 구 유고전범재판소 수석검사가 크로아티아의 EU 가입 협상 재개를 권고하는 보고서를 내자 오스트리아는 막판에 터키 반대 입장을 철회했다.
그러나 터키의 갈 길은 여전히 멀다. 터키가 EU에 가입하기까지는 최소 10∼15년이 걸릴 전망이다.
가입 협상은 정치개혁에서부터 관세동맹까지 여러 분야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터키 정부는 분야마다 자국 법규를 EU의 기준에 맞춰야 한다.
가장 큰 변수는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에 대한 터키의 태도 변화 여부. 협상 과정에서 터키가 종전처럼 키프로스를 승인하지 않거나 아르메니아 학살사태를 인정하지 않으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터키는 EU 회원국인 키프로스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EU 회원국들의 여론도 만만치 않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25개 회원국 국민의 터키 가입 지지율은 35%에 불과했다. 특히 터키 가입에 반대 여론이 높은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은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또 다른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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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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