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이비리그 여대생들 “출세보다 현모양처가 꿈”

  • 입력 2005년 9월 2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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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성적 1510점(만점 1600점), 고교 재학 시절 텍사스 주 웅변대회 결선 진출, 피아니스트, 육상 선수….”

예일대 2학년에 재학 중인 신시아 류(19) 씨의 화려한 신상명세서. 그러나 10년 후 그녀의 꿈은 결혼한 뒤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가정주부다.

이처럼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출신 여대생들의 상당수가 직장보다는 가정에서 아이를 키우는 일을 선호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예일대에 재학 중인 여대생 138명을 대상으로 ‘아이를 갖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e메일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전체 조사 대상자의 60%가 넘는 85명이 아예 직장을 그만두거나 근무시간을 줄이겠다고 답변했다.

최고경영자(CEO)를 꿈꾸는 학생들이 들어간다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졸업생도 마찬가지. 1981, 1985, 1991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졸업생들의 진로를 2001년에 조사한 결과 여자 졸업생의 31%는 아예 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1%는 파트타임이나 계약직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이처럼 남녀차별이 상대적으로 적은 미국에서조차 능력 있는 여자들이 ‘화려한 직장’보다 ‘엄마의 길’을 선택하는 것은 직장 생활과 자녀 양육을 병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 또 아이비리그에 다니는 여대생들은 대학에서 능력 있는 배우자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남편이 충분히 돈을 벌기 때문에 다른 여자들처럼 경제적인 이유로 굳이 직장을 다닐 필요가 없다는 점도 이들이 출세보다는 가정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이 신문의 분석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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