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우정민영화 ‘끝나지 않은 싸움’…이젠 참의원 결전이다

  • 입력 2005년 7월 7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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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우정민영화 법안을 놓고 5일 중의원(하원) 표 대결에서 패배한 일본 정계의 반고이즈미(小泉)파가 참의원(상원) 결전을 외치고 나섰다. 8월 상순으로 예상되는 참의원 표결은 자민당 의원 18명만 돌아서면 찬성 121 대 반대 120으로 부결될 수 있어 ‘중의원 전투’보다 손쉬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영국에서 열리는 선진 8개국(G8) 정상회의 참석차 6일 출국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표정은 그리 편안해 보이지 않았다.

반고이즈미파는 고이즈미 총리가 ‘정치생명을 건 개혁’이라 주장해 온 우정민영화 법안의 중의원 처리에서 5표 차(찬성 233 대 반대 228표)로 석패했다. 그러나 자민당 내 ‘반란세력’이 51명에 달해 ‘회심의 미소’를 보인 이도 적지 않았다.

고이즈미 총리도 참의원 대결 전망이 녹록지 않자 강경대응에 나섰다. 5일 오후 중의원에서 법안이 통과된 직후 각료회의를 열고 법안에 찬성하지 않은 후생노동성 부상, 환경성 정무관(모두 현역 의원) 등 정무직 4명을 즉각 파면했다. 참의원 부결 시 ‘내각 불신임’으로 판단하겠다는 견해도 밝혔다. 의회 해산 협박 카드를 다시 내비친 것이다.

중의원 표결을 앞두고 고이즈미 총리는 “법안이 부결되면 의회를 해산할 것이며 법안에 찬성하지 않은 의원은 공천해 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반란을 견제했다. 당초 반대 혹은 기권 기미를 보였던 초선의원 등은 의원직 상실 공포 때문에 찬성으로 돌아섰다.

물론 노련한 골수 ‘반고이즈미’ 중진의원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그만큼 자민당 내 반고이즈미 세력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정계 일각에서는 고이즈미 총리가 정권을 건 도박 같은 참의원 표결을 강행하기보다는 ‘심의 계속’ 형태로 법안 처리를 무기 연기하며 사태를 수습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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